[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 출발점은 ETF(상장지수펀드)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2022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그 자리에서 배 대표는 기존 'KINDEX'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브랜드를 'ACE'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리브랜딩을 기점으로 ETF를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는 일성이기도 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KB자산운용과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3위 싸움의 결과에 따라 배 대표가 내년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자리를 지킬지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2025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배 대표는 2022년 3월 취임한 뒤 임기 1년을 마치고 2023년 3월에 한 차례 연임했다. 1년 뒤인 2024년 3월에도 추가 임기 1년으로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현재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배 대표가 잇달아 연임에 성공한 배경으로 시장에서는 ETF 사업 성과를 꼽는다. 'ETF의 아버지'로 알려질 만큼 오랫동안 쌓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처음으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도입했다. 그 뒤에도 2009년 인버스 ETF, 2010년 레버리지 ETF를 아시아 최초로 상장하는 등 국내 ETF 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이 때문에 2022년 3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배 대표가 선임되자 시장에서는 ETF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4.9%로 5%선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배 대표는 2022년 9월 ETF를 리브랜딩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했다. 더불어 반도체, 미국 국채, AI(인공지능)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쉬운 테마형 ETF 상품 라인업을 대거 확충했다.
이같은 전략은 결과로 입증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전체 순자산총액은 17일 기준 10조85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배 대표 취임 초인 2022년 3월 3조5084억원과 비교해 순자산총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4.9%에서 6.8%로 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배 대표가 올해 안에 ETF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차지한다면 3연임 확정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3위 KB자산운용(7.6%)과 한국투자신탁운용(6.8%)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0.8%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배 대표도 올해 ETF 관련 기자간담회를 두 차례 열고 직접 참석해 개회사를 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올해에만 ETF 신상품 14종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두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배경으로 배 대표의 연임 이슈를 꼽는다.
KB자산운용의 대응 역시 만만찮다. KB자산운용은 올해 김영성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ETF 조직을 재정비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있었던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또 ETF 브랜드를 'KBSTAR'에서 'RISE'로 바꾸는 리브랜딩을 단행하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성장전략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이 최근 ETF 순자산총액 12조원을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17일 기준 10조85857억원)이 단기간에 KB자산운용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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