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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은 실효성
이규연 기자
2024.07.16 07:00:20
긍정 평가에도 참여율 저조…제도 개편·정치적 협의 등 정부 끈기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프리픽)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얼마 전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들었던 말이다. 그 관계자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결 여부를 낙관적으로 내다보면서 그 이유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꼽았다. 정부의 주주환원 관련 정책적 지원이 한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 역시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정부 당국이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권익에 대한 글로벌 기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증시 저평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세운 대책인 만큼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태도였다.


다만 이들의 긍정적 평가에는 조건이 걸려있다.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자신하던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세제 혜택 등의 당근과 적극적 공시 요구 등의 채찍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다른 자산운용사 보고서 역시 "프로그램의 자발성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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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한두 해 이어진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 해 동안 미국을 비롯한 외국 증시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답보는 더욱 눈에 띈다. 한 예로 한국 증시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이 최근 1년 동안 19%가량 상승했을 때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26% 올랐다. 한국과 비슷하게 '거북이' 취급을 받았던 일본 닛케이225 지수조차 같은 기간 25% 이상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해결책으로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정부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목표 설정 외에 세제 혜택, 밸류업 지수 개발 및 관련된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등 여러 내용을 담았다.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 정부는 양호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매입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25.1%, 자기주식 소각 규모는 190.5% 각각 늘어났다는 것을 예시로 들었다. 최근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에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우수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담겼다.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등 주주환원 규모를 직전 3년 평균치보다 5% 이상 늘리면 증가분의 5%만큼 법인세를 공제하는 방식 등이다.


다만 시장에서도 정부처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미래를 마냥 밝게 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발을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코스피에서는 키움증권·콜마홀딩스·메리츠금융지주, 코스닥에서는 에프앤가이드 등 전체 4곳에 불과하다. KB금융지주 등 5곳도 예고공시를 내놓긴 했지만 실제 본공시가 언제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정부가 기업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끌어들일 실질적 미끼인 세제 혜택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세제 혜택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법인세 감면 규모 등이 시장의 예상보다 작은 편이라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세제 혜택을 비교적 부정적으로 보는 야당이 국회 의석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보는 외국계 자산운용사 측에서도 당장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런 어려움을 뛰어넘어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라는 궁극적 목적을 이루려면 끊임없는 의견 청취를 통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더불어 의견이 맞지 않는 정치적 상대와 합의를 이루려는 태도도 필요하다. 정부가 이런 지난한 과정 속에서 끈기를 발휘할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가짐으로 지켜보게 된다. 가능하면 남은 한 해 동안 기대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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