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하이트진로가 해외소주에 새 BI(Brand Identity)를 적용한다. 해외에서 판치는 '짝통 소주'를 막기 위해 진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내놓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비전 2030'을 선언한 하이트진로가 해외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액션플랜에 착수한 모양새다.
하이트진로 내달부터 해외에서 판매하는 소주에 새 BI를 적용할 예정이다. 기본 컨셉트는 국내 BI 통일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JINRO' 글자 사이즈를 키워 가독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부터 스티커 형태의 고급라벨을 사용해 유사 저가 소주들과의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앞서 이달 9일 황정호 하이트진로 전무(해외사업 총괄)는 "굉장히 많은 유사 브랜드 홍수 속에 진로 브랜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새 BI를 통해 '소주가 확실하게 진로 브랜드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게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및 과일소주 5종(OO에 이슬)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참이슬과 과일소주 5종에 적용할 예정이다. 국가별로 유통망에 대한 변수로 세부 일정은 상이하나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산 소주를 모방한 제품이 판을 치는 실정이다. 이들 짝퉁 소주들은 '초록색병과 360ml, 한글'로 위장한 것이 특징이다. '참좋은·대박·태양·선물·자연' 등 마치 한국산 소주인 것처럼 속여 시중 마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다수에서 유사 소주가 출시되고 있다. 베트남만 해도 유사 소주 브랜드가 27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류업계는 국세청과 협업해 통합 주류브랜드 'K-술(K-SUUL)' 인증 마크를 새기는 방식으로도 차별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국내 전통주에 해당 마크를 붙여 수출했으며 소주에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차별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번 BI 리뉴얼과 관련해 일부 국가에 한해선 디자인 등에서 새로운 시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글로벌 비전 2030'을 통해 진로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2030년 소주 해외 판매량을 5억1000만병, 소주 해외 매출로만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올해 예상판매량(1억8600만병)과 해외매출(1585억원)보다 약 3배가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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