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배터리 셀 제조업체인 삼성SDI가 양극재 내재화에 시동을 건다. 이차전지 소재가 가격변동과 수급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해지자 내재화 필요성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SDI가 자회사 에스티엠(STM)을 앞세워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1차 공급사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에스티엠의 지난해 삼원계 양극재 출하량은 2만4000톤으로 집계됐다. 출하량 1위인 에코프로가 12만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에스티엠은 매우 적은 수준으로,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에스티엠은 최근 업계와 시장에서 주목하는 소재업체다. 삼성SDI가 양극재 내재화를 선언한 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티엠은 2011년 옛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일본 토다(TODA)가 합작설립한 후 출자 및 지분 인수 과정을 거쳐 현재 삼성SDI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삼성SDI가 2021년 1100억원 규모의 양극재 생산라인을 에스티엠으로 한데 모으며 내재화 기반을 마련했다.
에스티엠은 삼성SDI 울산사업장내 4125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에스티엠이 삼성SDI와 지난해 말 기술지원 계약도 체결한 만큼 제품 개발을 위한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에스티엠은 올해 초 대표이사로 삼성SDI 소재R&D센터 소재설계그룹장을 역임한 양우영 씨를 신규 선임했다. 여기에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 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정현 상무는 에스티엠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삼성SDI가 이처럼 에스티엠에 힘을 싣는 것은 양극재 수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삼성SDI가 에스티엠의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99%로, 1조4272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에스티엠의 매출은 온전히 삼성SDI를 통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40%, 60%씩 보유한 에코프로이엠의 경우 삼성SDI향 매출이 3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재로선 에코프로이엠으로부터 받는 물량이 월등히 많은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SDI가 장기적으로 배터리 밸류체인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에스티엠을 퍼스트벤더(주력 공급사)로 만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SDI가 양극재 수급 안정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에스티엠을 퍼스트벤더로 만드는 전략을 짜야 한다"며 "자회사를 세컨드(두번째) 벤더로 가져가는 것은 투자를 통해 내재화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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