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내년 상반기 출범을 앞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68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 타파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칫 반쪽짜리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거래시간 연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존 거래시장(코스닥·코스피)의 '2부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대체거래소 출범의 가장 큰 매력으로 기존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에서는 불가능했던 시간대(오전 8시부터 8시 50분, 오후 3시30분부터 8시)에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1000명 중 약 82%가 거래시간 연장 시 '거래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넥스트레이드의 대체거래소가 단순히 '거래시간이 늘어난 코스피·코스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의 현재 거래수수료가 0.0027%로 타 글로벌 거래소들과 비교해 최저 수준인데다, 상장 예정 종목들이 기존 유가증권시장(840종목)과 코스닥(1718종목) 내에서만 선별될 것으로 알려져 거래시간 이외의 부분에서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전망된다.
래시간만을 늘리는 시도 역시 과거에 실패로 끝난 적이 있다. 지난 2001년 한국ECN증권은 정규 장마감 이후인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했었다. 그러나 하루 거래대금이 30억~40억원 수준에 그치며 3년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한국ECN증권의 대표였던 이정범 사장은 해당 서비스 출범 당시 "활황에는 열등재도 잘 팔린다"는 "수요는 창출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성공을 낙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결국 오판으로 끝났다.
과거 출범했던 다수의 해외 대체거래소 역시 비슷한 길을 밟았다. 독일의 노이어 마르크트(영문명 New Market)와 일본의 자스닥(Jasdaq)은 미국 나스닥(Nasdaq)의 성공에 주목하며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결국 기존 시장에 흡수합병됐다. 기존 시장과의 차별점이 없었던 탓에,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과 공시대상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이유로 넥스트레이드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증권사는 '최선집행의무'의 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기업들은 야간 공시를 위한 신규 인력 배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들은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발생하는 효용이, 이를 준비하기 위해 소모되는 비용보다 더 클지 의문스럽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엄격한 현행법 역시 넥스트레이드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형국이다. 넥스트레이드가 기존에 구상했던 토큰증권(STO),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거래가 자본시장법에 막혀 표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 감시를 비롯해 기업 상장, 청산·결제 등의 역할을 한국거래소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비우호적 시장 예상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거래소의 개장 시점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넥스트레이드가 자사의 슬로건과 같이 빠르고(Fast) 혁신적인(Innovative)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관심있게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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