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인 '넥스트레이드'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주문 체결 시 더 유리한 가격의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하루 12시간 주식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점과 주문 시 '중간가'와 '스톱지정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편익을 향상시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넥스트레이드는 4일 오전 10시 첫 거래를 시작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국내 첫 대체거래소로 하루 12시간 주식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날은 개장식이 끝난 뒤인 10시에 개장했지만, 앞으로 오전 8시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8시50분,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30분~8시까지다. 이에 하루 주식거래 시간은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확대된다.
투자자들이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을 사용할 때는 별도로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고도 각 증권사의 자동주문전송(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에 따라 거래가 체결된다. 매도, 매수주문 시 각각 더 높은 가격, 더 낮은 가격으로 체결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자동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것이다. 만약 한국거래소(KRX)에서만 거래하고 싶다면, 매도창에서 'SOR' 버튼을 눌러 KRX를 선택해두는 것도 가능하다.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매매체결 수수료도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게 책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투자자 편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투자자가 지불하는 수수료는 증권사가 책정한 수수료로 내게 돼 체감하는 효과가 작을 수는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는 대체거래소 개장에 맞춰 수수료 인하 행사를 열기도 했다.
대체거래소가 문을 열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정가' 주문 방식이 추가된다는 점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 투자자들은 보통 특정 가격을 스스로 입력하는 '지정가'나 '시장가'를 선택해 거래 주문을 내는데 앞으로는 이 방식으로 주문할 때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 방식이 추가됐다.
예컨대 그동안 매수를 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를 선택해 매수하는 경우, '최우선 매도 호가'에 맞춰 거래가 체결됐다. 매도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를 선택하면 '최우선 매수 호가'에 맞춰 거래가 이뤄졌다.
중간가 호가는 자동으로 최우선 매도 호가와 최우선 매수 호가 사이의 가격으로 주문하게 된다. 이 경우 중간가호가 매수를 하는 투자자는 최우선 매도 호가보다는 싼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내게 된다. 이 매수 물량을 받아주는 매도자 입장에서도 최우선 매수 호가보다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 수 있게 된다.
스톱 지정가는 특정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한 경우, 입력한 가격으로 주문을 내는 방식이다. 가격 조건과 주문을 낼 가격 2가지를 입력해야 한다. 만약 주가가 1만원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에 더 상승하기 전에 주식을 사고 싶다면, 스톱가격(기준이 되는 가격)을 '1만원 이상일 때', 지정가격(체결 희망가격)을 '1만 200원'으로 설정해 주문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개장에 앞서 각각 유리한 거래소로 체결이 가능하도록 SOR 시스템 안정성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자동화는 ATS와 한국거래소 간 '매매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가 마감한 후 넥스트레이드의 애프터마켓(15시30분~20시)으로 주문을 넣어주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투자자가 따로 신규 주문을 넣지 않아도 시간대별로 거래소 가능시간을 판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됐다.
시스템 변경사항 적용을 위해 증권사 MTS 앱의 강제업데이트가 실시되기도 했다. 앱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 대체거래소 시스템이 반영되지 않아 접속이 불가능하다. 앱 업데이트를 마친 모든 투자자는 현재 대체거래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새로운 거래소가 처음 개장된 만큼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복수 거래소 체제에서 가격 차이를 활용한 '지연 차익거래'도 활발해질 수 있다. 지연 차익거래는 한 거래소에서 주식을 산 뒤 다른 거래소에 팔면서 시세차익을 누리는 거래다. 소폭의 가격 차익을 노리는 '단타(단기 투자)' 매매 세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나온다.
대체거래소에 자체적 감시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당분간 한국거래소가 감시와 청산·결제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이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증권학회장)는 "처음 7일간 SOR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대체거래소의 운명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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