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요즘 잊을 만하면 부각돼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는 게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얘기다. 올해 1월 정부가 처음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혔을 때와 비교하면 기대감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최근 키움증권이 상장사 처음으로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하면서 투자자들 마음 한편에서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보험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힌다. 일단 보험사가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정부 정책에 크게 구속받는 데다 보험주는 대표적 저평가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해마다 꼬박 배당을 실시하며 나름 주주환원에 열심이었던 점도 한몫했다. KRX 보험지수는 29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20% 상승했다.
보험사들도 여러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부 사정을 따져가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몇몇 보험사는 1개 분기 만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대표적이다. 올해 2월 연간 실적발표 자리에서 밸류업 관련 모호한 대답으로 쓴소리를 들었던 삼성화재는 최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주주환원 방안 등이 담긴 중장기 자본정책 검토안을 내놨다.
메리츠화재를 계열사로 둔 국내 유일 보험사 기반 금융지주인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사 통틀어 처음으로 일반 주주들도 참여하는 '열린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일반 주주의 질문에 김용범 부회장이나 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이 직접 나서 성심성의껏 대답을 이어가는 모습은 외부자마저 감동하게 했다. 한화생명도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주주환원 정책을 보다 구체화했다.
물론 보험사의 '밸류업' 노력에 아쉬움도 있다. 일단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에다 금융당국의 자본 규제까지 따질 게 많은 탓이 크지만 KB금융지주나 키움증권 등 금융권 다른 회사의 밸류업 대응 속도에 볼 때 다소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아직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조차 정하지 못한 보험사도 한둘이 아니다.
밸류업 방안이 나온다고 해서 보험사 주가에 곧바로 상승 흐름을 일으킬지도 미지수다. 당장 올해만 놓고 보면 1분기 보험사 호실적도 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의 회계처리 방식 일부를 손보기로 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보험사 밸류업을 향한 기대를 거둘 수는 없다. 보험사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고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지도 충만하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들은 결국 진짜 '밸류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앞장섰고 삼성생명, D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 보험사도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의 '밸류업'을 향한 기대감이 현실로 바뀌는 날이 곧 오기를 바라본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