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 수는 1만2823개, 직업명은 1만6891개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결과인 2012년과 비교하면 직업 수는 3525개, 직업명은 5236개 추가됐다. 8년 증가폭은 각각 38%, 45%에 이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 발전 ▲고령화 등 인구학적 변화 ▲전문화 등 사회환경 변화 ▲정부 정책 등 제도변화 등이 새로운 직업 생성을 이끌었다고 바라봤다.
사회가 실시간으로 변하고 발전하는 만큼 직업 역시 그에 따라 새로 생기기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듯 직업 생성 혹은 소멸이 사회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점을 고려하면, 주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질 직업을 유추해볼 수 있다.
최근 느낀 눈에 띄는 변화는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을 향한 관심이 전보다 커졌다는 점이다. 덕분에 사전점검 대행업체가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과거에는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 개개인이 사전점검 대행 서비스의 주요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아예 단지별로 사전점검 대행업체와 공동구매 형식을 보이는 사례까지 나타날 정도다.
한 사전점검 대행업체에 따르면 과거 몇 십 건에 그쳤던 월간 대행건수가 최근 1000건 수준으로 늘었다고 하니, 시장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전에 없던 사전점검 대행 서비스 시장이 새롭게 형성된 데다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한국직업사전에는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관련 직업이 등재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신규직업 등재는 시간문제다.
이처럼 아파트 사전점검 대행서비스가 성행하자 시공을 맡은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점검 대행업체들이 시공 하자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하자로 지적하는 탓에 전체 하자보수 신청 건수가 급증해 불필요한 자원이 투입된다는 항변이다. 하자보수 요구가 급증하면서 나온 건설사들의 푸념인 듯하다.
대행업체들은 일반 가정에서는 구비하기 어려운 수직·수평 측정기, 열화상카메라, 라돈측정기 등 장비를 동원해 하자를 찾는다. 건설·건축 관련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발견하기 어려운 하자를 대행업체가 잡아내니 하자보수 요구는 증가할 수밖에.
실제로 최근 사전점검을 실시한 한 단지에서는 무려 5만8000여건의 하자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단지가 830가구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가구당 약 70건의 하자가 발견된 셈이다.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따르면 2021년에 하자판정 신청 건수가 7686건이었던 점을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수다.
하자보수 접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느낄 고충도 일면 이해는 된다. 하지만 사전점검 대행 서비스에 대한 건설사들의 푸념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렵다.
그간 축적된 날림공사, 부실시공 등 피해사례가 건설사를 향한 불신을 키웠고, 결국 사전점검 대행서비스가 성행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1군 건설사들마저도 부실시공 탓에 순살자이, 휜스테이트 등 오명을 쓸 정도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을 곳이 없을 밖에. 건설사들이 사전점검 대행서비스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하고 사전점검 대행 시장 형성을 부추긴 꼴이니, 자업자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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