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해소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발표했다. 3개월가량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정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조속히 확산돼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상장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기업 밸류업 지원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마케팅·소통 강화 등 한국거래소의 4대 핵심전략 또한 공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사옥 21층 콘퍼런스홀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후 100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해소 필요성을 절감한 시간이었다"며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10년간 60% 넘게 상승했으나 지수 상승률은 3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공개…상장 기업 '자율성' 핵심
우선 정 이사장은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돕기 위해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공개했다. 이는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정부·유관기관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2회에 걸쳐 세미나를 진행해 도출한 결과물이다.
가이드라인의 목차는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순으로 작성할 것을 제시했다. 먼저, 기업개요 단계에서는 투자자 등 시장참가자의 이해도 제고를 위해 기본적인 기업 정보를 기재한다. 이어 현황 진단 단계는 기업의 목표설정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지표를 활용해 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개선 필요사항을 도출해 작성해야 한다.
목표 설정 단계에서는 현황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각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설정한다. 이어 계획수립 단계에서 물적·인적자본 투자와 사업구조 개편, 주주환원 확대 등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 상황에 맞는 다양한 계획을 수립한다.
그다음 단계인 이행평가 단계에서는 직전 계획에 따른 이행 결과를 분석해 잘된 점과 보완이 필요한 점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새로운 계획 수립시 반영한다. 이후 소통 단계에서는 주주 등과의 소통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기재한다.
정 이사장은 이날 '자율성'을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핵심 특징으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상장 기업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최선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이해·소통한다면 밸류업 프로그램은 조속히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상장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사회 책임'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관리상 책임 있는 기관인 이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전담조직 구성 등 기업 밸류업 적극 지원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기업 밸류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과제"라며 "중소기업들도 부담과 시행착오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FAQ(자주 묻는 질문)와 함께 작성 사례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투자자들의 유입에 나설 방침이다. 투자자의 시장 평가 및 투자 유도를 위해 'KRX(한국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 상품 출시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또 밸류업 전담조직과 자문단을 꾸려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기 확산·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국민들의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를 확대에도 앞장선다. 최근 가계의 자산구성 변화로 자산운용의 위험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자본시장 신뢰 회복 또한 공정한 자산운용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정 이사장은 "IPO와 상장폐지 제도 합리화도 시장신뢰 회복의 중요한 과제"라며 "우량 혁신기업은 쉽게 진입하고 좀비·부실기업은 적시에 퇴출되도록 진입과 퇴출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등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제도와 관행, 정보기술(IT) 인프라 등 고객 서비스의 질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인덱스, 데이터 등 성장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본부를 신설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구심점 역할을 수행토록 했다.
정 이사장은 "파생금융시장의 경우 자체 야간시장을 개설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데이터 거버넌스 수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문화 확산 등 미래금융의 초석도 탄탄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마케팅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투자자와 지수사업자 등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해외 사무소 기능 재정립에도 나서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을 확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산설비 같은 물적 자본보다 (내부적으로) 축적한 지적 자본이 기업 경쟁력을 대표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거래소가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더해 앞으로 자본시장 또한 업그레이드시키는 촉매제 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전략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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