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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밸류업 공시' 키움證, '속 빈 강정' 지적 이유는
이소영 기자
2024.05.31 08:00:26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중복…COE·TSR 제외 등 디테일 부족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7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올해 4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공시한 KB금융지주를 앞지른 성과다. 키움증권은 '상장사 최초 밸류업 계획 공시 기업' 타이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공시를 서두른 나머지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공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은 데다, 부족했던 부분도 보완하지 못한 결과를 내놨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핵심인 주주자본비용(COE)과 총주주수익률(TSR)은 아예 언급도 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속 빈 강정(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 그치는 밸류업 계획 공시'라는 우려도 나온다.


◆밸류업 1호 주인공 등극…실속은 '글쎄'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 (출처=키움증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8일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2024년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라는 이름의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준비된 기업부터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시작하라고 독려한 지 하루 만이다. 이에 키움증권은 '상장사 최초 밸류업 계획 공시 기업'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키움증권은 이날 공시를 통해 중기 목표로 ▲3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 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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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신규 사업 진출 계획으로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통한 발행어음 비즈니스와 연금사업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고객 기반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올해 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라이선스 취득 및 안착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올해 3월 공시한 기업 가치 제고 공시와 별반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중기 목표로 삼은 세 가지 사항 중 PBR 1배 이상 달성 목표를 제시한 점 외에는 추가된 내용이 없다. 


사실 초대형 IB 인가 계획도 키움증권이 이미 수년째 추진 중인 사업이다. 심지어 초대형 IB 기본 자격 요건인 자기자본 규모 4조원은 갖춘 지 오래다. 다만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라덕연 사태'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탓에 잠정 중단된 것이다. 


또 연금사업 진출 및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계획도 이미 지난 공시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전파된 내용으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아울러 키움증권은 앞선 공시에서 밝혔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ROE와 임직원 성과보수 연계하겠다는 흐릿한 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외 정부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핵심인 주주자본비용(COE)과 총주주수익률(TSR) 또한 기업 제고 계획 공시에서 살펴볼 수 없었다.


실제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키움증권에 대해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어 보인다"며 'C학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대부분 지난 3월 회사가 밝힌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중복된다"며 "정부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핵심인 COE와 TSR이 빠진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이 올 3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출처=금융감독원)

◆본래 1위 타이틀 역할은…'자발적인 기업 참여 독려 리더' 


정부와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만큼 밸류업 계획 공시 선발 주자의 역할은 중요했다. 애초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 공시에 있어서 '자율성'을 강조한 탓에 첫 주자의 성과에 따라 나머지 기업들의 공시 참여 여부가 나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이 밸류업 공시를 내기 직전까지 업계에서 어느 상장사가 가장 먼저 밸류업 공시를 낼 지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앞서 KB금융지주가 지난 27일 이사회와 논의를 통해 올해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에 첫 번째 기업 가치 제고 공시 기업은 KB금융지주로 가닥이 잡혔다. 이런 가운데 키움증권이 이날 깜짝 공시를 낸 것이다. 최근 기업 밸류업 공시와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던 만큼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최초 공시를 통해 기업 밸류업에 대한 적극성을 각인시키려는 효과를 누리려던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속' 없고 '신속'만 있는 키움증권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업계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정답이 없는 시험지라 첫 선발주자의 답안지가 곧 기본적인 틀을 구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속 빈 강정 같은 계획 공시는 오히려 시장에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것 같다"며 "상장사들이 공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관련계획을 수정·보완해 단 시일 내에 재공시를 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3월 대비 구체화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선제적으로 공개했다"며 "재공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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