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키움증권이 9년 만에 스팩합병 주관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금융본부로 스팩 딜을 이관한 이후 본격적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이번 스팩합병을 통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던 기업금융(IB)사업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키움제6호인수목적기업과 에르코스농업회사법인의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가액은 주당 9983원, 합병비율은 1대 0.2003498이다. 전환사채(CB)를 포함한 합병 후 시가총액은 약 750억원이다.
키움증권이 이번 상장을 올해 안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9년 만에 스팩 기업공개(IPO) 트랙 레코드를 달성하게 된다. 키움증권의 마지막 스팩 IPO는 2015년 6월 키움제2호스팩과 보안운영체제 솔루션 회사 레드비씨(현 SGA솔루션즈)의 존속합병이었다.
여기에 키움제7호스팩과 합병을 진행 중인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 전문기업인 에쓰엠씨지까지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 올해 안에 22건의 트랙 레코드를 쌓는 것도 가능하다. 에스엠씨지는 지난 7월 1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로, 이달 말 심사기한이 도래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2015년 3호와 4호, 2018년 5호 스팩을 상장시켰으나 이들 모두 기한(36개월) 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상장폐지됐다. 당시 합병대상기업과의 밸류에이션 이견차가 있었던 점, 다소 복잡한 존속합병 방식에 대한 거부감 등이 딜 진행 시 걸림돌로 작용하며 합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키움증권 측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부터 소멸합병 방식의 스팩합병이 가능해지면서, 키움증권은 스팩 딜 시장 재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21년 12월 상장한 키움제6호스팩부터는 스팩 딜을 담당하는 부서가 ECM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금융부로 교체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중기특화증권사 전담 조직인 중기특화총괄팀이 스팩 업무를 담당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엄주성 사장 취임 후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브로커리지 부문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두고 있는 IB부문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키움증권은 올해 초 기업금융본부를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기업금융본부, 커버리지본부, M&A금융본부 등을 배치했다. 특히 지난 2010년 한국투자증권에서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10년 넘게 키움증권 ECM부문을 이끈 장지영 기업금융1팀장을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키움증권의 기업금융1부는 전진희 부장이, 2부는 구본진 이사가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스팩 7호와 8호를 1부가, 6호와 9호를 2부가 담당하고 있다. 최근 스팩 9호가 발기인 문제로 인해 합병이 좌절됐으나, 10호와 11호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추가 딜 수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추진중인 2건의 스팩 딜을 마무리한 뒤, 매년 2건의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1부와 2부를 중심으로 스팩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업의 니즈에 맞춰 스팩 혹은 직상장 방식의 IPO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레코드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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