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컬러렌즈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 '비젼사이언스'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상장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KB인베스트먼트와 비전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젼사이언스는 최근 신한제10호스팩과의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번 합병은 스팩 소멸 방식으로 진행하며 존속법인은 비젼사이언스, 피합병법인은 신한제10호스팩이다. 양사 간 합병비율은 1대 0.2164502로 상장 주관은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의 회사를 가리킨다. 비상장법인과 증권사에서 미리 상장시킨 스팩이 합병하면 기업은 기관·개인 등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공모 절차를 생략하고 우회 상장할 수 있다.

2004년 4월 설립한 비젼사이언스는 컬러렌즈 전문 제조사다. 다양한 컬러 디자인뿐 아니라 렌즈의 색감을 균일하게 구현해내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여러 국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명 '장원영 렌즈'로 유명한 '하파크리스틴'의 운영사 '피피비스튜디오스', 중국 컬러 콘택트렌즈 회사 '무디(moody)' 등의 렌즈를 도맡아 생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젼사이언스의 2024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12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 당기순이익은 31억원을 기록했다. 수익가치 산정 결과, 회사의 올해 전체 매출액은 23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외형 성장과 수익 창출을 실현했다. 2023년 비젼사이언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168억원) 대비 14.29% 증가한 19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억원에서 26억원으로,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33%, 9.09% 늘었다.

비젼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KB인베스트먼트와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157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3월 KB인베스트먼트는 비젼사이언스에 88억원을,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12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KB인베스트먼트는 '케이비 스케일업 2호 펀드(1570억원 규모)'로 60억원을, '케이비 스케일업 2-1호 펀드(750억원 규모)'로 28억원을 마련했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스마트 비전에쿼티 이노베이션 투자조합(120억원 규모)'을 활용해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두 회사는 지난 4월 공동 운용(Co-GP)하는 펀드이자 비젼사이언스 투자만을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펀드 '케이비-비전에쿼티 컨텍트 투자조합(60억원 규모)'을 통해 비젼사이언스에 60억원을 추가로 공급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관리보수 등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실제 투자금은 157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비젼사이언스의 상장 이후에도 보유 지분을 곧장 매각하지 않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양사는 비젼사이언스의 설비 증설을 위한 스케일업 투자를 단행했다"면서 "상장 이후 비젼사이언스의 생산능력(CAPA)이 현재 수준보다 10배 이상 증가하면 매출액은 2000억~3000억원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젼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대구지역 내 건평 1만7490㎡에 달하는 설비건물을 인수하는 계약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