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R) 30%대를 기록하며 탁월한 경영효율성을 자랑했다.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은 인력 관련 고비용 구조의 개선과 이익성장 등을 통해 CIR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CIR은 36.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5.9%) 대비 1.0%포인트(p) 상승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연간 CIR이 41.0%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CIR이 금융사의 영업이익 대비 얼만큼을 인건비와 전산비 등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보니, 영업이익이 늘거나 관리비가 줄어들면 CIR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총영업이익은 0.9% 소폭 늘어난 4조4120억원을 거둔 것이 양호한 CIR 지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H지수 ELS 관련 대규모 보상 비용이 반영되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감했지만, 영업이익 자체는 작년보다 나았던 것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KB금융의 일반관리비는 1조5663억원에서 1조6282억원으로 4.0% 늘어났다. 영업이익 대비 일반관리비 증가폭이 더 크다 보니 작년 동기에 비해선 다소 수치가 늘어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CIR의 증감보다는 수치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과거 은행지주들의 CIR은 50%를 상회하는 수준이 보통이었는데, 경영 효율화 고삐를 죄면서 2021년~2022년 연간 기준 40%대까지 수치를 끌어내렸다.
당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CIR이 40%대였던 것과 비교해 은행지주들의 비용 관리 성과가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역대급 이익 성장과 디지털전환 성과 등에 힘 입어 분기 기준으로 40%선도 무너뜨리며 CIR 30%대 시대가 열렸다.
KB금융 역시 지난해 1분기 35.9%를 기록한 이후 3분기 누적(37.4%)까지 30%대를 유지하다 4분기 희망퇴직 비용 등이 반영된 영향에 41.0%로 해를 마무리했다. 희망퇴직비용을 제외한 경상적 CIR은 37.4%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임직원만 1만6000명을 상회하는 최대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 과정에서 인력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장기근속자 비중이 높아 고비용 인력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근속연수는 17년10개월로 신한은행(15년6개월), 하나은행(15년7개월), 우리은행(17년) 등 경쟁 시중은행과 비교해 가장 길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핵심이익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인력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급여와 복리후생비, 퇴직급여 등 종업원에게 사용된 비용은 지난해 연간 기준 총 4조142억원인데, 2021년 4조635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을 이뤄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디지털전환과 지점통폐합 등을 통한 비용관리도 CIR 지표 하향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용경직성 해소 및 성장동력 유지를 위해 경상비용 증가는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지원은 증대함으로써 비용효율성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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