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반도체 2.5D 패키지 계약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언제, 어느 정도의 물량을, 얼마의 가격에 제공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삼성전자의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사업부에서는 2.5D패키징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수율 향상과 물량 공급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2.5D패키징과 인터포저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4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함께 배치한 2.5D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I-Cube)'4의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5D 패키징은 넓은 기판 모양의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반도체 다이(Die)를 수평 배치하는 기술이다. 기판만을 활용하는 기존 2D 패키징에 비해 회로를 더 밀도 있게 연결할 수 있어, AI 가속기나 HPC(고성능컴퓨팅) 구현에 유리하다.
현재 엔비디아의 H100은 연산 처리용 GPU와 데이터 저장용 HBM 반도체를 하나의 칩처럼 연결해서 만든다. SK하이닉스가 HBM을 TSMC에 보내면 TSMC가 GPU 칩을 만들고 HBM과 붙여 패키징하는 식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만 생산하고, TSMC는 파운드리사업만 하기 때문에 두 회사가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의 H100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대만 TSMC가 CoWoS 생산능력(CAPA) 부족으로 병목현상이 생기자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2.5D패키징 기술을 통해 물량을 받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4개 HBM을 GPU 등과 함께 배치한 2.5D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I-Cube)'4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분기에는 8개 HBM를 배치한 아이큐브8을 양산할 계획이다. 12개의 HBM을 통합한 I-CUBE 12도 개발할 방침이다. 또 올해 안에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SAINT(Samsung Advanced INterconnection Technology)'를 통해 3D패키징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는 AVP 사업팀 인원도 대거 늘리고 힘을 키우면서 패키징 턴키 서비스 구현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턴키 서비스는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테스트에 이르는 칩 제작 공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패키징 사업에 힘을 기울이면서 엔비디아와의 본격적인 물량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아직 엔비디아와의 삼성전자의 2.5D패키징이 구체적으로 시기나 물량, 가격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엔비디아에서 2.5D 패키징에 대한 평가는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TSMC 외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어느정도 성능과 수율이 올라오면 삼성전자와 본격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에서 하반기에는 2.5D 패키징이 본격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2분기 수율과 성능을 끌어올려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기획팀과 파운드리 내부에서도 아직 계약에 중요한 시기와 판가, 수율, 공급 물량 규모 등 4가지 모두 다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AVP 내부에서도 아직도 잘 2.5D패키징이 수율이 안나오고 있어 하반기는 돼야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고객사와 관련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