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타이어의 대규모 R&D투자 의사결정을 총괄해온 조 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기존 R&D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서다.
반면 조 회장이 한국타이어 회장직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에서의 회장직과 등기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R&D 투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조 회장은 타이어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목표로 내세우며 연구개발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R&D 강화를 통한 기술혁신, 고객중심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R&D 투자 확대 의지로 한국타이어 R&D 투자비는 최근 몇년 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R&D투자비로 지출했다. 작년 한국타이어가 지출한 R&D 비용은 총 2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한국타이어가 2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R&D에 사용한 것은 신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친환경 타이어 분야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타이어가 진행한 연구과제를 살펴보면 ▲탄소저감형 케톤계 프리미엄 섬유 및 수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상용차용 고성능 타이어개발 ▲비배기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측정, 평가 시스템 개발 및 실증 등이었다.
한국타이어의 친환경 타이어 개발 노력은 10여년 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친환경 타이어는 사용자 안전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 중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 제품이거나 내구성이 향상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재생타이어, 친환경 신기술 적용 제품 등을 말한다.
한국타이어는 "원료 취득부터 제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제품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설계와 원료 취득 단계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재료를 발굴하고 적용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천연자원의 고갈을 방지하고 탄소배출 감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에너지 효율과 마모 성능을 개선하고 중량과 소음을 저감하는 친환경 제품 개발과 함께 3D 프린팅 기술과 같은 친환경 신기술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상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에는 지속가능 원료가 45% 포함된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 개발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친환경 연구를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 제품 비율 80%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2022년 기준 한국타이어의 친환경 제품 비율 60.5%이며, 지속가능 원재료 사용 비율은 40% 목표 중 28.1%를 달성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산업에서 친환경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친환경 타이어 시장은 10년 이내에 지금보다 2배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우리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약에 동참하기 위해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며 "친환경 원료를 적용한 타이어 개발, 등 탄소 배출에 대한 관리 범위를 밸류체인으로 확장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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