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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1000만본 질주…글로벌 톱5 정조준
범찬희 기자
2024.05.07 06:20:20
①美·헝가리 공장 증설, 885만본 추가 확보…피렐리·스미토모 맹추격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업계의 전동화 흐름에 맞춰 후방산업인 타이어 업계의 생존 경쟁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새 먹거리인 EV(전기차) 전용 시장을 선점하고자 생산거점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내연기관(ICE)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타이어 판매량과 직결돼 생산능력(캐파·Capacity)을 통해 국내 3사(한국·금호·넥센)의 글로벌 경쟁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증설이 추진되고 있는 한국타이어 미국 테니시 공장 전경. (출처=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연간 1억본(개)을 거뜬히 넘는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격전지인 미국과 유럽의 신규 물량에 대응하고자 3조원에 달하는 CAPEX(설비투자)를 단행한다. 증대된 생산능력을 발판 삼아 경쟁 상대인 일본의 스미토모와 이탈리아의 피렐리를 제치고 톱5 타이어 회사로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현재 2조9300억원을 들여 해외 생산 공장 두 곳(미국 테네시·헝가리 라칼마스)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Tennessee) 공장에 2조1700억원이 투입되며 헝가리 라칼마스(Rácalmás) 공장에 7600억원이 사용된다.


공장별 증설 스케줄을 보면 먼저 내년에 테네시 공장에서 초회 생산을 시작한 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증설을 끝마치면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450만본에서 1250만본으로 확대된다. PCLT(승용·경트럭용 타이어)에서 700만본의 추가 생산이 이뤄지고, TBR(트럭·버스용 타이어)에서도 100만본 가량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 한국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8개 생산공장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17년 준공된 테네시 공장은 포드, GM, 닛산 등에 OE(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독4'(벤츠·BWM·아우디·폭스바겐)를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은 2027년 무렵이 돼야 증설이 완공된다. 테네시 공장 보다 증설 스케줄이 1년 정도 늦은 편인데, 이는 당초 투자 플랜이 연기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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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본래 2018년부터 헝가리 공장 증설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투자집행을 보류했다. 다만 5년이 흐른 지난해 연말에서야 재추진이 이뤄진 만큼 투자규모를 당초 38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렸다. 이를 통해 헝가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기존 1730만본에서 1815만본으로 확대된다.


한국타이어 생산능력. 그래픽=이동훈 기자

한국타이어는 미국과 헝가리 외에도 한국(대전·금산)과 중국(자싱·장쑤·충칭), 인도네시아(베카시)에도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이들 8개 시설을 통해 연간 1억본 가량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공장별로 보면 한국 대전공장과 충남 금산공장에서 각각 1550만본과 2000만본을 담당하고 있다.


첫 해외공장이 들어선 중국에서는 ▲자싱(嘉兴) 570만본 ▲장쑤(江蘇) 820만본 ▲충칭(重慶) 1619만본의 생산이 이뤄진다. 이 곳에서는 BMW, 폭스바겐 외에도 테슬라, BYD, 립모터 등 EV 완성차 업체에 전용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 공장에서는 연간 970만본을 생산해 현대차와 혼다에 공급한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에 이어 헝가리 공장 증설까지 마무리 생산능력이 1억1000만본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제시한 증설량인 885만본 보다 캐파가 커지게 되는데 이는 타이어 규격에 따라 생산량이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18인치 제품은 15인치 타이어 보다 원주(圓周)가 긴 만큼 고무를 감는 데 걸리는 소요시간이 길어져 시간당 생산량이 적다.


한국타이어는 확대된 생산능력을 발판 삼아 궁극적으로 글로벌 톱5 진입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한국타이어는 매출 기준으로 미쉐린·브릿지스톤·굿이어·콘티넨탈·스미토모·피렐리를 이어 7위에 랭크돼 있다. 


이 가운데 상위 5개사를 제외한 일본의 스미토모(SUMITOMO RUBBER INDUSTIES)와 이탈리아 피렐리(FIRELLI)와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스미토모가 10조4106억원을, 피렐리는 9조8387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8조9396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만큼 추월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과 헝가리 공장의 증설을 통해 1000만본에 버금가는 추가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확대된 생산능력이 실제 제품 판매 증대로 이어지게 되면 매출 순위에서 글로벌 5위에 해당하는 타이어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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