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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에 발목 잡힌 호텔롯데…롯데지주 '방파제'
백승룡 기자
2024.03.22 08:20:19
롯데케미칼 신용 강등 탓 롯데건설 후순위 보강에 주력 계열사 배제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5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타워. (제공=롯데그룹)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호텔롯데가 실적 개선을 거듭하면서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가운데, 호텔롯데의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후순위 참여가 이 같은 가능성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위기를 견뎌내고 간신히 궤도 위에 올라선 호텔롯데를 험지로 보낸 롯데그룹의 함의는 무엇이었을까. 전문가들은 호텔롯데·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훼손하더라도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지키려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의사결정이었다는 관측이다.


◆ 신용등급 상하방 기로에서 떠안은 롯데건설 지원 부담


2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의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용평가사 3사는 공통으로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부여하고 있지만, 상·하향 검토요인이 다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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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상향 검토 요인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3%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데, 2022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던 호텔롯데는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3분기까지 2.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상태다. 상향 트리거 터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재무건정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 상향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등급 트리거 기준으로는 호텔롯데의 하향 검토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30~35% 이하인 경우 상향 검토요인, 50% 초과인 경우 하향 검토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 47.9%를 나타내 하향 트리거를 간신히 피하는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까지 40% 수준에 머물렀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외부 차입이 늘어나 ▲2020년 말 49% ▲2021년 말 49.4% ▲2022년 말 49.3% 등으로 치솟은 바 있다.



호텔롯데 신용등급이 상하방 어느 곳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기로에 놓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의 PF 펀드에 참여한 것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낮추고, 하방 압력은 한층 높이는 점에서 악재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지분 43.3%를 보유, 롯데케미칼(44.02%)에 이은 2대 주주로 지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10월에는 861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롯데건설의 PF 펀드에 대한 후순위대출, 선순위 대출의 이자에 대한 자금보충을 제공해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호텔롯데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신용도의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며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는 롯데그룹의 숙원이었지만 최근 실적 개선세에도 롯데건설에 발목이 잡히면서 중단기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기도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 롯데건설 후순위에 주력 계열사 배제…지주사 신용도 방어 '주력'


호텔롯데가 신용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도 롯데건설의 지원 부담을 짊어지게 된 궁극적인 이유는 '롯데지주의 신용도'로 귀결된다. 혹여나 롯데건설의 PF 부실이 대규모로 현실화해서 후순위로 참여한 계열사들이 신용도에 타격을 받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했을 때, 롯데지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계열사들을 선별한 것이다.


현재 롯데그룹 내에서 AA-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곳은 ▲롯데케미칼(AA0) ▲롯데웰푸드(AA0)▲롯데칠성음료(AA0) ▲롯데지주(AA-) ▲롯데쇼핑(AA-) ▲호텔롯데(AA-) ▲롯데물산(AA-) 등 7개 계열사다. 신용평가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안팎의 주력 계열사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해 롯데지주의 계열통합신용도를 산출한다.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이 롯데지주 신용도 강등으로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4개 계열사를 제외하면 그룹 내에서 남은 AA급 계열사는 롯데호텔과 롯데물산 정도다. 롯데캐피탈은 한국신용평가에서 AA-, 나이스신용평가에서 A+로 신용등급이 나뉘어 있다. 이 외 롯데정밀화학도 현재 신용등급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AA급 계열사로 분류된다. 지난 2019년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 조정된 롯데정밀화학은 발행 채권을 모두 순상환 하면서 현재 신용등급이 소멸된 상태다.


이들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정밀화학·롯데캐피탈은 이번 롯데건설의 PF 펀드 조성 과정에서 후순위로 참여하게 된 계열사들과 일치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이번 펀드 조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후순위로 참여한 계열사들이 신용도에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롯데지주의 신용도가 AA-까지 밀린 상황이다 보니, 이번 후순위 보강에는 롯데지주의 계열통합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계열사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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