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어느새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진원지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의 아태 지역은 기술 중심으로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글로벌 프로젝트들은 이같은 블록체인 활동의 허브로 거듭난 아태지역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앱토스다.
앱토스 창립자인 모 샤이크는 12월 초부터 싱가포르와 홍콩, 한국, 일본을 돌며 아태 지역에서의 블록체인 산업 현황 확인하고, 현지 파트너사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 앱토스는 글로벌 커뮤니티를 가진 팀이지만, 웹3.0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마다 현지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모 샤이크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딜사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앱토스는 아태 지역이 웹3.0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의 유능한 개발자와 협력해 웹3.0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 수수료 떼는 중개인 문제에서 탈중앙화를 떠올리다
파키스탄 2세인 모 샤이크는 4살 때 아부다비로 넘어왔다가 대체로 미국에서 생활했다. 그의 아버지는 택시 기사로도 활동했는데, 일을 해서 번 돈을 아버지가 모두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에 궁금증을 가져왔다. 이후 중간 관리자에 수수료를 내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이 오롯이 보상받지 못하는 중개인 시스템에 의문을 가져왔는데 이같은 의문이 블록체인 탈중앙화에 입문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후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센시스(Consensys)를 거쳐 메타(전 페이스북)의 전략 파트너십 담당자로 근무했다.
2019년 6월 당시 메타는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못한 금융 소외 계층에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목표로 가상자산 리브라(현 디엠)를 발표했다. 다만 여러 컴플라이언스적인 이슈로 난항을 부딪히게 되자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모 샤이크는 같은 시기 메타에서 지갑 애플리케이션(앱) '노비(Novi)' 개발에 앞장서 오다 프로젝트 해산 후 2021년 에이버리 칭과 앱토스를 공동 설립했다. 그는 전통적인 시스템에서 존재하는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풀되 특히 블록체인의 확장성, 탈중앙화 등을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메타에서 유능한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즐겁게 일해왔지만 프로덕트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직접적으로 만나지 못했던 점이 마음 한편의 아쉬움으로 자리 잡았다"며 "앱토스를 창립한 후 많은 이용자에게 직접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 전략적 요충지 아태지역으로 비즈니스 확장
모 샤이크는 앱토스의 확장을 넘어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아태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태 지역 전체가 블록체인과 웹3.0의 활용에 있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태 지역은 가상자산과 웹3.0 혁신의 최대 허브이자 여러 면에서 대중화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빠르게 성정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잘 정립돼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퍼져있고, 앱토스의 파트너사인 SK텔레콤과 같은 대기업과 시중은행 등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어 "앱토스 월드 투어 해커톤을 통해 해당 지역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우수한 역량을 직접 목격했다"며 "한국의 개발자 커뮤니티와 웹3.0 문화는 웹3.0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는 진정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앱토스는 한국이 포함된 아태지역과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함께 성장하며 전 세계에 웹3.0를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모 샤이크는 12월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돌며 '리스닝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수용정도, 규제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그는 "해당 국가들은 블록체인의 어떤 부분에 관심이 많은지, 현지 파트너십을 맺은 파트너사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들이 풀고 싶어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앱토스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각국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 사와 파트너사를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왔고, 잠재적인 파트너사들도 만나 이야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앱토스는 한국에서 SK텔레콤, 서울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SK텔레콤과는 웹3.0 지갑 서비스인 T월렛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선호하는 메인넷 및 디앱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랜드와도 멤버십, 대체불가토큰(NFT) 티켓팅 등 웹3.0 서비스 영역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1월 앱토스 랩스는 전 세계 유일한 지역 헤드를 한국에서 처음 뽑았고, 파트너쉽 서포트 엔지니어와 그 밖의 여러 포지션에서 팀을 충원해 연초까지 한국팀이 전체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내년에도 웹3.0 대중화에 앞장"
앱토스는 지난 2023년 마스터카드, 구글 클라우드, 자금 자산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 NBC 유니버셜 등 대기업의 관심을 끌며 웹3.0 대중화를 향한 진전을 이뤄냈다. 내년에도 확장성·안정성·상호 운용성이 뛰어난 앱토스 기술을 앞세워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 샤이크는 "앱토스는 1초 미만의 완결성과 검증된 병렬 실행 기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최고 3만 TPS(Transactions Per Second)를 제공한다"며 "빠른 속도와 강력한 보안을 위해 올해에만 4번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는데, 기존 웹2.0 네트워크는 사용하기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므로 웹3.0를 대중화하기 위해서 웹2.0만큼 원활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앱토스는 게임, 소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의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해당 분야들은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고, 특히 오픈 파이낸스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탈중앙화 기술을 통해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한 새로운 금융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앱토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거부감이 적은 게임 분야에 먼저 파트너십을 맺어 협업하고 있고 그 예가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마브렉스, 게임 플랫폼 레디지지(READYgg) 등이 있다"며 "금융은 아직 각종 규제로 인해 쉽게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는 없지만 기술을 보완하며 금융 분야에서도 활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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