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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게 한다" 메리츠證 명과 암
백승룡, 김건우 기자
2023.02.13 09:15:13
③부동산PF 선제 대응, 신규투자 '역발상'…CB '무자본 M&A' 조력 비판도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0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 본사.

[딜사이트 백승룡, 김건우 기자] "메리츠증권은 신도 돕는 것 같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메리츠증권을 두고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지난 2019년 말 정부가 증권사의 과도한 부동산금융 확대를 지적,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한도를 100%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최대 피해자는 메리츠증권(옛 메리츠종금증권)으로 꼽혔다. 당시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규모는 200% 안팎으로 가장 높았다. 메리츠증권 측에서는 "자다가 뺨 맞은 격"이라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3년여의 시간이 흐르고보니 '새옹지마(塞翁之馬)'였다. 울며 겨자먹기로 부동산 익스포져를 줄였던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시장에 확산하고 있는 와중에도 자본여력을 토대로 홀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신중하게 결정하되, 남들과 다르게 한다"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자의든 타의든 메리츠증권의 현재 행보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 됐다.


◆ 부동산 익스포저 낮춘 메리츠…신규 투자, 인력 흡수 '물만난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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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대출채권 등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에 따라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줄이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말 9조원을 웃돌던 규모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이다.


선제적인 자산 조정으로 자본여력이 갖춰진 메리츠증권은 타 증권사와는 다른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그룹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PF 위축으로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은 협약을 통해 9000억원 규모 대출에 나섰다.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하는 구조였다.


이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리스크에서 손을 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메리츠증권 측은 "그간의 부동산 호황기에는 수익성 좋은 부동산 PF 사업을 따기 위해 증권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자본여력만 뒷받침된다면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메리츠 측은 특유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9000억원 전액을 선순위로만 참여하는 구조를 짰다.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원리금 전액을 상환할 때까지는 이자 자금 보충 의무를 부담하는 안전장치도 구축했다. 그에 비해 대출금리는 연이율 12% 수준으로 책정해 수익성이 상당히 높다. 자본여력을 토대로 어려운 시기에도 수익창출 기회를 포착한 것은 물론, 롯데그룹과의 향후 우호적인 파트너십까지 기대할 수 있는 딜이었다.


올초 메리츠증권은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에서 부동산 PF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 25명을 한꺼번에 영입해 'IB사업 3본부'라는 신규 조직을 꾸리도록 했다. 증권사 사이의 인력이동은 잦은 편이지만, 이같은 대규모 이동은 증권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이처럼 PF 인력을 대규모로 흡수한 것 또한 메리츠증권이 선제적인 자산 조정을 통한 자본여력을 확보해둔 덕분이다.


◆ CB 투자의 이면…무자본 M&A 조력자 비판도


"남과 다르게 한다"는 최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남들이 외면하는 곳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결과로 입증되곤 했다. 부동산 PF를 비롯해 전환사채(CB) 투자도 그랬다. 통상 CB 투자는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보니 대형 증권사들은 선호하지 않았지만,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적극적인 CB 투자를 통해 금융수지 부문에서 큰 폭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CB 투자는 일부 사례에서 코스닥 시장의 '무자본 인수합병(M&A)'를 지원한 꼴이 되기도 했다. 상장기업의 최대주주가 쓰지도 않을 돈을 조달하기 위해 CB를 찍어내는 경우다. 공시를 통해 CB 발행의 목적은 '타법인증권출자'로 기재하고, 실제로는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할 채권 등을 사서 제공하기로 미리 합의해놓는 것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다수의 종목 중 일부 사례가 무자본 M&A 조달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방위산업 부품업체 휴센텍은 지난 2021년 9월 7일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하면서 300억원을 다른 법인 출자에 쓰겠다고 공시했다. 실제로는 한푼도 M&A에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휴센텍에 500억원을 납입하자마자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을 사도록 한 다음 담보로 잡았다. 지난해 3월 상장폐지 이슈가 불거지자 담보권을 행사해 원금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는 최소 32억원의 수수료도 챙겼다.


메리츠증권은 에디슨모터스에 자금을 지원한 '큰 손' 투자조합에 자금을 융통해주기도 했다. 스마트솔루션즈(옛 에디슨EV)가 인수한 이노시스(옛 유앤아이)는 지난해 7월 여의도글로벌투자자와 한투오 등을 대상으로 6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는데, 메리츠증권이 발행 당일 CB 전량을 장외에서 인수해줬다. 동시에 CB 80%에 대한 콜옵션을 와이에스에이치홀딩스에 넘겼다. 이 거래의 핵심 인물인 한 모씨 등은 에디슨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상태다.


메리츠증권 측은 "수익성만 보고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해당 투자자금이 어떻게 활용될지까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다만 금융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단순히 수익성이라는 명목으로 투자자금의 활용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석탄 발전사업 등에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투자의 외부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만 앞세우는 것은 시대적 흐름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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