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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
이소영 기자
2026.05.07 07:55:12
④ 문찬영 키움증권 커버리지 상무 "현대카드·시나르마스 연속 딜…신뢰 네트워크"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6일 10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 여파로 회사채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이 외화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김치본드 자금의 원화 전환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까지 더해지며 외화채 시장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증권사들은 외화채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증권사 외화채 담당 임원들을 만나 각 사의 차별화된 전략과 경쟁력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키움증권은 올해 현대카드와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 PEP(PT APP Purinusa Eka Persada) 계열사 OKI(PT OKI Pulp & Paper Mills)의 김치본드 발행을 잇달아 주관했다. 별도의 외화채 전담 조직 없이 거둔 성과다.


문찬영 키움증권 커버리지 1·2부 상무는 6일 "외화채 딜 트랙레코드도, 전담 조직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거래를 수행할 수 있던 근거는 결국 발행사와 쌓아온 신뢰 덕분"이라며 "외화채라는 상품보다는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를 기업들은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현대카드 딜은 실제로 상징성이 크다. 정부가 김치본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사실상 첫 발행 사례로 15년 만에 재개된 카드사 김치본드 시장의 포문을 연 거래로 평가된다. 이 딜을 기점으로 다른 카드사들도 시장 복귀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문찬영 상무는 해당 딜의 배경으로 발행사와의 네트워크를 꼽았다. 실무를 이끈 서영교 커버리지 1부 부서장은 현대카드 자금팀 출신으로 키움증권 합류 이후에도 발행사와의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이러한 연결고리가 실제 딜 수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영미 속담에 "Don't burn your bridges(지나온 다리들에 불을 지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친정이 있어야 돌아갈 곳이 있다는 뜻으로 현명한 이들은 자신을 성장하게 해준 사람들을 적이 아니라 끝까지 우군으로 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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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대카드 출신 인력이 대형 증권사들에도 대거 포진돼 있지만 굳이 이력도 환경도 갖춰지지 않은 키움에 기회를 준 건 결국 발행사도 사람을 본 것"이라며 "서 이사가 있는 키움이라면 맡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발행사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키움증권은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 계열사 딜을 연이어 수임하며 외국 기업 김치본드 주관 경험을 쌓고 있다. 이번 OKI 딜뿐 아니라 지난해 INKP(PT Indah Kiat Pulp & Paper Tbk)의 발행에도 참여해 네트워크를 축적해왔다.


문 상무가 이끄는 커버리지 1·2부는 지난 2024년 현대캐피탈의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SLB)을 국내 최초로 상장시키는 등 역량을 입증한 부서다. 문 상무는 키움증권 1기 공채 출신으로 인사팀에서 IB로 전향한 이후 약 10년간 현장을 누빈 인물이다. 조직 초기부터 몸담으며 커버리지 기반 영업을 강화해 온 것이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김치본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정책 방향과 시장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외화 자금 유입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발행사는 스왑 금리를 활용해 원화채 대비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치본드 확대는 원화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문 상무는 "외화채로 조달 수단이 분산되면 원화채 공급량이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밖에 없다"며 "공급이 줄어들면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발행 금리에도 긍정적인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치본드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외화채 주관 지형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강자에 더해 신규 플레이어들까지 가세하며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키움증권 역시 발행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부채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치본드 성과까지 더해지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그래픽=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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