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유진자산운용이 사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신규 펀드를 설정해 200억원대 자금을 모았다. 한국 가치투자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채원 의장이 이끄는 라이프자산운용의 펀드를 핵심 자산으로 담는 구조다. 이는 공모운용사와 사모운용사가 판매망과 운용력을 결합한 협업 모델로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최근 KB증권을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로 '유진라이프밸류파트너스일반사모투자신탁' 설정을 마무리했다. 설정액은 223억원이다.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라이프자산운용의 펀드를 일부 편입해 운용하는 펀드"라며 "사모펀드를 설정해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펀드의 재간접 투자 운용사인 라이프자산운용은 장기 가치투자를 근간으로 주주 간 협력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을 추구하는 인게이지먼트 전략을 구사한다. BNK금융지주 등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주주 제안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라이프자산운용의 운용 자산(AUM)은 약 4조63억원에 달한다.
유진라이프밸류파트너스 펀드는 유진자산운용이 거시적 자산배분 전략을 주도하면서 자사 포트폴리오 일부를 편입하는 한편, 라이프운용의 펀드를 하위 펀드로 편입하는 구조다. 유진자산운용은 이 과정에서 운용보수 일부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재간접 펀드보다는 운용과 마케팅 관여도가 깊은 셈이다. 두 운용사는 자금 유치를 위한 투자자 프레젠테이션도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공모운용사가 펀드를 설정하고 사모운용사 상품을 담는 이른바 재간접 펀드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다올자산운용도 블래쉬·황소·구도·머스트 등 유력 사모 하우스들을 재간접으로 편입한 공모 재간접 펀드를 출시해 시장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사모펀드 전략을 보다 넓은 투자자층에 제공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 같은 협업 구조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구조가 확산하는 배경에는 사모운용사의 판매 채널 한계도 자리한다. 사모운용사들은 대형 시중은행과 직접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문턱이 높다. 반면 유진자산운용과 같은 공모운용사는 이미 탄탄한 판매망과 내부 심사 프로세스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운용사 라이센스가 있으면 판매사 내부 심사에서 이점이 있다"며 "판매사와 계약이 이미 체결된 공모운용사를 활용하면 채널 접근이 수월하다"고 귀띔했다.
공모운용사 입장에서도 이 구조는 실익이 분명하다. 검증된 사모 하우스의 운용 역량을 자사 판매망과 결합해 차별화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운용보수도 함께 챙길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강화와 고액 자산가들의 대체투자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이 같은 사모-사모 재간접 펀드 출시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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