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코스맥스가 이탈리아에 첫 생산 거점을 확보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과거 미국 시장에서 생산기지 인수 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는 현지 고객 기반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며 전략 변화를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맥스는 지난달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케미노바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탈리아 정부 승인 등 선행 조건을 이행한 뒤 이달 중 거래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코스맥스는 유럽 내 첫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코스맥스는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맥스가 미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유럽 진출 역시 초기 안착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코스맥스는 일찍부터 미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2013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4년에는 로레알으로부터 미국 오하이오 공장을 인수했고 2017년에는 현지 화장품 제조기업 누월드를 인수하며 생산 기반을 확대했다.
하지만 미국법인은 줄곧 적자를 이어오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 왔다.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으며 지난해에도 매출 1326억원과 영업손실 3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371억원) 대비 약 3.3%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 역시 2024년 345억원에서 확대됐다.
재무구조 역시 악화된 상태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코스맥스 미국 법인의 자산은 1122억원인 반면 부채는 3144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초기 전략의 부담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출 초반부터 오하이오 공장과 누월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생산설비를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브랜드 수주가 충분히 뒤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비중이 높았던 점도 수익성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코스맥스는 2022년 말부터 미국 법인에 대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착수하고 ODM(제조자개발생산)의 비중을 올리는 등 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코스맥스는 유럽 진출 전략을 달리했다. 초기 설비투자 부담을 키우기보다 이미 현지 고객 기반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스맥스가 지분을 인수한 케미노바는 더마코스메틱과 헤어케어, 의료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로 이미 이탈리아 내에서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는 케미노바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 내 고객 네트워크도 함께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만큼 대형 고객사를 통한 고단가 제품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 생산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프리미엄·클린 뷰티 수요에 대응하고 고부가 ODM 제품 비중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법인은 현재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 진출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는 K뷰티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고 이번 이탈리아 인수 역시 당시와는 투자 규모나 사업 구조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탈리아 생산거점을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확장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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