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할인 행사 때 다량의 제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다시 판매하는 이른바 '되팔이 업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미개봉 상태의 신제품이 유통되는 사례가 늘자 관련 약관을 손질했다. 개인 간 중고 거래와는 무관하며, 소비자 혜택을 악용해 사실상 판매업자처럼 활동하는 재판매 행위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11일부터 새로 개정된 자사의 온·오프라인 서비스·전자상거래 이용약관을 시행했다. 영리 추구 목적의 재판매 행위를 제한하는 조항이 새로 담겼다. 할인 행사 때 제품을 반복 구매해 되파는 거래를 관리하기 위한 기준을 약관에 명시한 것이다.
개정 약관에는 동일 제품군(소모품 제외)을 3개월 이내 합산 3개 이상 구매한 경우 회사가 재판매 목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이 새로 담겼다. 서로 다른 계정을 사용하더라도 동일 주소지로 반복 배송되는 경우도 제한된다.
LG전자는 재판매 목적의 구매로 판단되면 해당 주문에 대해 구매 승낙을 거절하거나 이미 체결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위반 행위가 반복될 경우 서비스 이용 중지나 계정 말소까지 가능하다.
그동안 중고 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LG전자 가전을 비롯한 고가 전자제품을 미개봉 신제품 상태로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한 판매자가 LG전자 미개봉 신제품을 여러 건씩 올리는 게시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 대다수 미개봉 신제품은 개인이 구매 후 변심해 다시 내놓은 물량이라기보다 수익을 목적으로 한 되팔이 업자들이 중고 시장에 내놓은 물량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할인 의미가 퇴색되고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달갑지 않다.
이와 함께 멤버십 포인트 운영 기준도 정비됐다. 재판매 목적의 구매로 판단될 경우 멤버십 포인트 적립이 제한되며, 이미 적립되거나 사용된 포인트에 대해서는 내부 절차를 거쳐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포인트를 사용한 경우에는 사용 금액에 상응하는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도 담겼다.
LG전자는 이번 약관 개정이 개인 소비자의 정상적인 중고 거래를 제한하려는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한두 대를 구매해 되파는 개인 간 거래까지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며 "할인 혜택을 노려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재판매하는 경우는 사실상 판매업자처럼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관리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내 동일 제품군 3개 이상'이라는 기준은 LG전자가 자체적으로 정했다. 회사 측은 내부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 소비자가 동일 제품을 같은 주소지로 여러 대 구매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반영해 해당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물 등 비영리 목적이 확인되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이키·샤넬 등 일부 브랜드의 재판매 제한 약관을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의 재판매 자체를 모두 제한하는 게 아니라 영리 목적의 반복적 재판매 행위에 한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2023년 사업적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인이 아닌 개인 이용자 외의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약관은 정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자처럼 보이는 이들이 할인 행사 때 제품을 싸게 구매한 뒤 되파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공식 유통망이 아닌 경로에서 판매되다 보니 배송 지연이나 거래 분쟁이 발생하고, 이런 불만이 제조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부정적인 경험을 방지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보호하기 위해 영리 목적의 재판매를 제한하는 문구를 약관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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