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말 신설한 ES사업본부가 출범 1년 만에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률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냉난방공조(HVAC) 수요가 빠르게 커진 흐름에 맞춰 역량을 집중한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에서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매출 2조167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15.1% 줄었다. 1분기 매출 3조544억원·영업이익 4067억원, 2분기 매출 2조6442억원·영업이익 2505억원에 이어 분기 실적은 감소 흐름을 보였다. 이는 관세 부담과 지정학 변수로 해외 매출 흐름이 둔화한 가운데 핵심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 증가가 겹친 영향이다.
실적 규모는 줄었지만 ES사업본부의 전사 내 존재감은 오히려 더 분명해졌다. 3분기 전사 매출 21조8737억원 가운데 ES사업본부 매출은 9.9%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6889억원 중 1329억원을 기록해 19.3%를 차지했다. 매출보다 이익 비중이 더 큰 구조가 유지되며 전사 수익 기반을 지탱하는 역할이 강화된 셈이다. 1분기와 2분기에도 매출 비중은 각각 13.4%, 12.4%였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32.3%, 26.9%로 집계되며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수익성에서도 ES사업본부는 올해 1~3분기 모두 4개 사업본부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13.3%에서 2분기 9.5%, 3분기 6.1%로 낮아졌지만 HS·VS·MS를 모두 웃돌았다. 같은 기간 HS사업본부는 9.6%→6.7%→5.6%, VS사업본부는 4.4%→4.4%→5.7%, MS사업본부는 0.1%→-4.4%→-6.5%로 집계됐다. 매출 규모는 HS사업본부에 뒤지지만 수익성에서는 ES사업본부가 가장 앞섰다.
ES사업본부는 올해 데이터센터와 상업용 공조 분야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 수주는 올해 1년 전보다 3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터보·스크롤 칠러 중심의 고효율 라인업을 확대한 데다 유지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구조가 기업 고객 확보에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이미 다수 확보했고 중동에서도 800MW급 하이퍼스케일 프로젝트에 칠러 등 냉각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LG CNS·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프로젝트를 따내며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확인했다.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ES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마그네틱 베어링 압축기와 대용량 인버터 등 칠러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발열 AI 서버 대응을 위한 냉각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효율을 높이는 칩 냉각수 분배장치(CDU)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ES사업본부의 기술 경쟁력 확보는 해당 시장 입지를 넓히는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조직 개편에서도 ES사업본부의 위상 강화가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지난달 단행한 2026년도 임원인사에서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MS·VS와 함께 사장급 3본부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ES사업본부가 1년여 만에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된 셈이다.
ES사업본부는 데이터센터와 원전을 비롯한 산업용 냉각솔루션을 포함해 환기, 냉장·냉동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전담하는 어플라이드사업담당도 신설했다. 성장 분야에서 기술 확보와 파트너십을 추진하기 위해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기회를 찾는 ES M&A담당도 새로 꾸렸다. 해외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사업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ES해외영업담당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시장 공략 기반도 한층 정교해졌다. ES사업본부를 LG전자 B2B 전략의 핵심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조직 개편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 4분기 ES사업본부 실적이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관세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고,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 증가가 이어지면서 단기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 글로벌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 시점이 분기마다 차이가 큰 만큼 4분기는 대형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가 본격 매출로 이어지면서 실적 흐름이 다시 안정될 전망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가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수주 베이스가 향후 구조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특히 회사는 2027년 내 칠러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 경우 별도 기준 영업이익 기여도는 5%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빅테크로의 신규 수주가 주가의 주된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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