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벌크선사 팬오션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이달 들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스팟(일회성) 계약 비중이 큰 팬오션은 새 계약을 맺을 때마다 오른 BDI를 반영해 운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선박 공급 확대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호재일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는 이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BDI는 이달 3일 2845포인트(p)를 기록하며 파나마와 수에즈의 양대 운하의 통행 제한으로 급등한 2023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BDI는 8일 2694p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올해 저점이던 1월30일(715p)과 비교했을 때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최근 들어 BDI가 상승세를 탄 배경으로는 철광석·석탄을 실어 나르는 초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 지수(BCI)가 크게 인상된 점이 꼽히고 있다. BCI는 BDI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3일 5387p까지 치솟았다. BCI 상승은 서아프리카 국가 기니의 대규모 철광석 광산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광산 가동 시작은 아프리카–중국 항로를 중심으로 철광석 해상 물동량 증가 기대를 키웠고, 그 결과 케이프사이즈 수요 전망이 높아지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벌크선 시장은) 오른 철광석 수요에 힘입어 케이프선 운임이 3만달러를 돌파하며 시황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BDI 상승은 팬오션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팬오션 매출의 대부분이 벌크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벌크선(7596억원) 사업은 팬오션 전체 매출(1조2695억원)의 59.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에서 벌크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1252억원)의 44%(551억원)였다. 특히 팬오션은 다른 벌크선사인 대한해운보다 스팟 계약 비중이 커 운임 지수 변동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BDI가 오르면 팬오션의 계약 운임이 올라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이다.
여기에 팬오션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비벌크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팬오션의 LNG 사업은 매출 845억원, 영업이익 4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3.4%, 383.3% 성장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지수가 오르는 것은 (벌크선사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라며 "특히 신규 스팟 계약을 따낼 때 높아진 운임 가격으로 계약을 맺어 평균 운임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벌크선 시황 개선은 팬오션 손익에 긍정적"이라며 "(팬오션의) 실제 운임은 BDI와 일시적인 차이는 있지만 오랜 기간 같은 흐름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BDI 상승이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해운 업계 관계자는 "지수 상승이 실적으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현재 해운 시장은 미·중 무역 갈등 여파와 하반기 들어서며 선박 공급 확대로 공급 과잉 상태여서 사실상 단기 이슈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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