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로보틱스가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상장은 HD현대의 중장기 성장 전략의 선결과제임은 물론 향후 사업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이 회사에게 중복상장 리스크가 있는 만큼 이번 상장이 최근 오너경영체제를 구축한 정기선 회장의 첫 번째 리더십 '시험대'가 되리란 시장 관측이 나온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IPO 하우스에 RFP를 전달했다. 제안서 제출 시한은 이달 중순, PT는 이달 하순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20년 HD현대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으며 지난 40여년 간 국내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시장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을 두고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 회사는 2020년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10월 프리 IPO를 통해 한국산업은행과 사모펀드 운용사 KY프라이빗에쿼티(KY PE)에게 1800억원의 재원을 조달했다. 특히 이번 투자과정에선 IPO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로보틱스가 인정받은 기업가치 역시 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이번 상장으로 HD현대로보틱스는 그룹이 제시한 중장기 전략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달 4일 HD현대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한 경영전략중 하나로 '친환경·디지털·AI 전환 가속화'를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룹 내 조선부문 계열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다. 이는 2030년까지 AI와 로봇을 통해 자율운영되는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하고 생산성·공기를 30% 단축한다는 계획으로 관련 기술력을 갖춘 HD현대로보틱스와의 협력이 필연적이다.
마침 HD현대로보틱스와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의 시너지도 가시화되는 추세다. 예컨대 이 회사는 HD현대미포조선과 조선소에 투입할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고 있고 내년 중으로 조선소 현장 맞춤형 로봇 자동화 기술을 출시할 계획이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도 올해 연구개발(R&D) 조직 내 '로보틱AI실'을 신설해 협동·산업용 로봇 기반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상장은 향후 사업확대를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도 꼽힌다. 이 회사의 매출은 2149억원에 달하나 영업이익은 2억6871만원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중국·일본 산업로봇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산업용로봇의 가격이 2024년 4371만원에서 올해 3분기 3483만원으로 20.3%나 하락하는 등 향후 업황도 마냥 밝지만은 않다. 산업용로봇이 전체 매출의 81%를 차지하는 HD현대로보틱스가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투자와 사업확대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HD현대로보틱스를 둘러싼 '중복상장'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회사가 HD현대의 로봇산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는 점에서 모회사인 HD현대 일부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이는 HD현대의 주가에 로봇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반영돼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HD현대로보틱스 측은 "IPO 추진과 관련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시장과 적극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기선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 회장은 올해 10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회장으로 승진했으며 HD현대는 37년 만에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앞서 그는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복상장 논란을 돌파하며 시총 8조7372억(12월 5일 종가기준)의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 이에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은 정 회장의 첫 번째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향후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상장을 통한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필연적이라 향후 중복상장에 대한 논란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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