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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권오갑 명예회장, '정기선 시대' 열고 물러나
이우찬 기자
2025.10.21 07:00:21
오너3세 경영승계 '안전판',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비롯 사업재편 총대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0일 16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갑 HD현대 명예회장. (제공=HD현대)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HD현대그룹이 정기선 '회장'의 오너 3세 체제로 재편되면서 권오갑 회장 시대는 막을 내렸다.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그는 그동안 그룹 사업재편을 이끌며 오너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길을 닦은 것으로도 평가된다. 권 명예회장은 1978년 HD현대중공업으로 입사해 50년 가까이 일하며 그룹 회장까지 지낸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HD현대는 최근 2025년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1982년생의 오너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거머쥐었고 1951년생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샐러리맨이었던 권 명예회장은 2019년 회장직에 오른 뒤 7년 만에 2선 후퇴했다. 그는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도 사임할 예정이다.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HD현대 새 대표이사에는 1961년생의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고 그는 정 회장과 공동 대표로 손발을 맞추게 됐다.


권 명예회장은 HD현대가 정기선 회장 체제로 순조롭게 승계되는데 안전판 구실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회장은 2009년 HD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16년 동안 경영승계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이 과정에서 권 명예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HD현대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권 명예회장은 정 회장 입사 1년 만인 2010년 그룹에 편입된 HD현대오일뱅크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과감한 투자와 조직문화 혁신, 소통의 리더십으로 인수 당시 영업이익 1300억원이었던 회사를 1조원대 규모로 탈바꿈하게 했다. 특히 석유화학을 비롯해 윤활유, 카본블랙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회사의 성장 기틀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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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사업재편을 주도하며 HD현대 포트폴리오 변신을 이끈 점도 돋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 명예회장은 호텔, 증권 등 비핵심 사업을 포함해 보유 중인 부동산과 주식을 매각했고 부진에 빠진 해양사업과 플랜트사업을 통합하는 등 조직 슬림화 작업을 추진했다. 


2016년에는 업종이 전혀 다른 HD현대중공업 내 전력기기, 건설기계, 로봇을 분할해 각각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로보틱스 3개의 독립법인을 출범하게 했다. 각 사업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를 하는 계기가 됐다. 분할 첫해 3개 기업 모두 흑자 달성하며 부문별 독립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2018년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를 출범해 초대 대표를 맡은 권 명예회장은 투명한 그룹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완수했다.

 

권 명예회장은 2021년 8월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 작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3대 핵심축으로 이뤄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는데 매진했다. HD현대가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됐다.


HD현대는 지난해 기준 매출 61조3313억원, 영업이익 2조316억원을 달성했다. 자산기준 재계 8위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하는데 권 명예회장의 공을 빼놓기 어렵다. 특히 올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그룹에 이어 5번째로 시총 100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그룹 위상은 한층 커졌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관해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성장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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