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농협)이 잇따라 생산적 금융 대전환 청사진을 내놓으며 향후 5년간 500조원이 넘는 지원 계획이 구체화됐다. 규모 차이는 크지 않지만, 그룹별 투·융자 전략이 향후 '생산적 금융 역량'을 가늠할 사실상 기준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이 발표한 향후 5년간 생산적·포용 금융 추진 규모는 총 508조원이다. 그룹별로 보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각각 110조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제시했고, 농협금융그룹이 108조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100조원, 우리금융그룹은 80조원을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는 국민성장펀드 출자금(각 10조원)과 취약계층 지원 중심의 포용 금융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한 순수 생산적 금융 규모는 약 38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83조~88조원을 계획해 가장 큰 규모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이 83조원, 하나금융은 74조원, 우리금융은 63조원을 각각 제시했다.
금융그룹들이 자체 계획한 생산적 금융은 투자와 융자 두 축으로 나뉜다. 특히 투자 부문은 그룹의 자본 건전성과도 긴밀한 관계성을 지닌다. 그만큼 투자 규모가 크다는 것은 치밀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계획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15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KB금융은 ▲생산적금융 펀드 8조원 ▲모험자본 4조6000억원 ▲계열사 인프라 및 벤처투자 2조5000억원 등 비교적 상세한 구조를 제시했다. 농협금융은 항목별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 종합투자계좌(IMA)를 중심으로 모험자본 및 농업·농식품 기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한금융은 10조~15조원 범위에서 유연한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동펀드 2조원, 모험자본 3조원, 간접펀드 7조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7조원을 투자 부문에 투입한다. 자산운용을 통한 생산적금융 펀드에 5조원을 투자하고, 그룹 공동투자펀드와 모험자본 투자에 각각 1조원을 배정했다. 하나금융은 10조원 투자 계획 중 6조원을 민간펀드 조성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모험자본에 2조원, 첨단산업 및 지역균형발전 분야에 2조원(1.7조원+0.3조원)을 배정했다.
반면 융자 부문은 5대 금융그룹 모두 방향성이 유사하다. 반도체·AI(인공지능) 등 첨단전략산업 대출을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다. 신한금융은 72조~75조원을 목표치로 제시했으며,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68조원, 하나금융은 64조원, 우리금융은 56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세부 계획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더 구체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도하는 전략산업 육성 정책에 참여한다는 성격이 강한 만큼, 금융그룹이 제시한 융자 규모는 정책 방향과의 정합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이 각사 고유 전략의 경쟁이라기보다 정부 기조에 맞춘 기업대출 확대 목표를 거의 그대로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투자 부문을 실제로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향후 생산적 금융 성과를 가를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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