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한화생명보험과 흥국생명보험 양자 대결로 사실상 좁혀진 가운데 두 원매자가 각자 안고 있는 고민이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대주주 적격성 이슈를 의심 받고 한화생명은 예비입찰에서 제시한 1조원 가량의 가격을 지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틀 전 마감된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가 보유한 지분 12.4%와 재무적 투자자(FI) 보유분을 합친 지분 66%다. 여기에 대신파이낸셜그룹과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 측 등의 지분까지 포함되면 매각 대상은 최대 98.8%까지 늘게 된다.
업계는 일단 이번 본입찰이 한화와 흥국의 맞대결로 좁혀졌다고 본다. 힐하우스의 경우 글로벌 사모펀드(PEF)이지만 환헤지 비용과 인수 후 관리(PMI) 리스크 등 구조적인 부담이 크다. 자체 투자심의위원회 문턱도 높아 국내 생명보험사들처럼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초반에 공격적이던 한화생명은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됐지만 최근 인수 의지가 다소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대체투자 부문을 핵심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강해진 탓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확대되었던 2022년 이후에도 국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던 한화생명은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이후 채권 투자 등 안정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한화생명이 인수했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내부통제 문제까지 겹치면서 불황에 놓인 부동산 투자 운용사를 1조원이라는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내부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태광그룹과 오너인 이호진 회장은 자녀들에게 업종다각화를 통해 상속을 구체화할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흥국생명이 외형을 키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수록 그룹의 대주주 이슈가 문제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지분 56.3%로 흥국생명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개 시민단체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호진 회장을 경찰청에 고발하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의해 수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관련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것 자체가 이번 딜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자 측이 흥국생명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더라도 거래 종결력이 문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지스자산운용 기업가치로 거론되는 8000억원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인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라는 입지를 감안하면 인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와 정부의 규제 강화, 펀드 손실 및 예상보다 큰 우발 채무 규모 때문에 1조원에 달하는 매각 희망가는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경영권 변경에 따른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 역시 실무 차원의 리스크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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