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SK오션플랜트 인수 작업이 난항에 빠졌다. 인수자금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를 철회하면서다. 과거 STX의 영광을 되살리려던 승부수였지만 자금조달이 변수로 떠올랐다. 협상 시한이 이달로 연장된 상황에서 본계약 체결 여부가 강 전 회장 경영 복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 매각을 위해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으나 협상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기간을 연장했다. 당초 지난달까지 본실사를 마친 뒤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으나 우선협상 기간을 11월로 미룬 것이다.
디오션은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지분 36.98%를 4000억원 후반대에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실사도 이미 진행했다. 그러나 컨소시엄 내 FI로 참여했던 노앤파트너스가 1000억원 출자 약속을 철회하면서 자금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양측은 계약 체결 대신 협상 기간만 한 달 더 연장했다.
추가 자금조달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딜사이트는 SK오션플랜트 인수와 관련해 디오션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만약 인수자금 조달이 끝내 무산되면 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도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디오션은 지난해 3월 강 전 회장의 측근들이 자본금 26억원으로 설립한 운용사다. STX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호남 현 PE대표(사장)를 비롯해 정중수 전 STX 재무관리실장 등이 경영진에 이름을 올렸다.
강 전 회장은 2001년 사재를 들여 쌍용중공업(STX엔진)을 인수한 뒤 STX그룹을 키운 인물이다. 대동조선(STX조선해양), STX에너지(산단열병합발전소), 범양상선(STX팬오션) 등을 인수해 한때 재계 11위까지 올랐지만 과잉투자와 경기 침체로 2014년 그룹은 해체됐다.
이번 인수 시도는 제조·조선업 경험을 토대로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린 행보였다. 하지만 인수 자금 마련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투자자 이탈과 지역사회 반발 등이 겹치면서 그의 '화려한 복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TX그룹 해체 이후 강 전 회장은 한때 재계 10위권 그룹을 일군 경험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것"이라며 "SK오션플랜트 인수는 그가 다시 제조업 무대로 복귀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 불확실성이 SK오션플랜트의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7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 가치 극대화와 재무 건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상반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5조5355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43%에 이른다.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자회사 매각이 지연되면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현금 확보를 넘어 재무구조 개선,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SK에코플랜트 역시 이번 매각이 마무리돼야 상장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