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심텍의 현금흐름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원가가 늘어나며 당기순손실이 확대됐고, 운전자본 부담 또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외형 성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현금흐름이 흑자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심텍의 상반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32억원)보다 두배 이상 악화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흐름이 좋지 않았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2년 4354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934억원, 지난해 -1612억원으로 급격이 악화되는 추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고 있는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나간 현금이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심텍은 당기순이익이 적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311억원)보다 75.24%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3억원에서 107억원으로 소폭 줄었음에도 금융원가 등 영업외손실 규모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실제 상반기 심텍의 금융원가는 1170억원으로 전년 동기(643억원)보다 81.95% 확대됐다.
금융원가 증가에는 외환 관련 손실과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심텍의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각각 98억원, 15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8억원, 288억원으로 늘었다.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라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기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내재된 파생상품평가손실도 186억원에서 39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나며 부담을 키웠다.
운전자본 부담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서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변동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데, 심텍은 최근 들어 매출채권이 빠르게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59억원으로 1년 전(1817억원)보다 68.35% 증가했다. 재고자산 역시 1531억원에서 1864억원으로 300억원가량 늘었다. 반면 매입채무는 3169억원에서 2365억원으로 25.37% 줄며 외상매입 여력이 약화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차츰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심텍의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연말 기준 451억원의 흑자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이 점점 확대되면서 2023년 -881억원, 지난해 -469억원으로 적자를 이어왔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320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당기순손실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심텍은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과 함께 사업 환경이 서서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엔드 유저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플랫폼이 '루빈'으로 전환되면사, 심텍의 핵심 제품인 GDDR·모듈 PCB 부문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VR200부터는 메인 메모리가 '소캠2'라는 모듈 형태로 탈부착될 전망"이라며 "루빈 CPX GPU의 전용 메모리도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닌 GDDR7으로 확정됐다. 이 변화는 심텍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심텍은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소캠2용 반도체 기판 퀄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소캠1에서는 마이크론 중심의 독점 구도였으나, 소캠2부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예상 배정 물량도 늘어나며 공급 구도가 균형을 이루는 분위기다. 심텍은 내년 1분기부터 소캠용 기판 양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텍이 영위하고 있는 반도체 기판 사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 3사의 증산만으로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수주 실적이 소폭만 늘어나도 수익성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상반기 기준 가동률은 70.1%로, 심텍의 BEP(손익분기점) 가동률인 70% 초반 수준에 근접해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3분기 가동률이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심텍의 3분기 예상 실적을 매출 3672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1% 증가, 영업이익은 4529.2% 급증한 수치다. 특히 모듈 PCB 매출이 990억원, 패키지 기판 매출이 26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6%, 13.8%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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