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심텍이 보유한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이 이번주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CB 부담으로 모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재무적 영향이 적잖았다. 다만 본업에서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신규 사업인 엔비디아 '소캠'용 기판 매출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은 심텍의 제4회차 전환사채(CB) 리픽싱 시점이다. 이 CB는 7개월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구조로, 최근 심텍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기존 2만1194원이었던 전환가액이 3만원대로 상향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채권자들 역시 이번주 중에 전환청구권을 마저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4회차 CB는 심텍이 시스템 반도체용 집적회로(IC) 기판 투자를 위해 지난해 3월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물량이다. 전환가액은 3만276원, 전환 가능 주식 수는 330만2946주로 당시 발행주식총수의 10.37% 수준이었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의 조건으로 KB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NH투자증권 등 주요 금융기관이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심텍은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발행했다.
CB 전환가액은 지난해 10월 심텍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최저 조정 한도(발행가의 70%)인 2만1194원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전환 가능 주식 수가 330만2946주에서 471만8316주로 약 43% 증가했고, 잠재적 희석률도 기존 10% 초반에서 15% 가까이로 확대됐다.
CB 전환 청구는 지난 7월부터 본격화되며 올해에만 20건이 넘는 추가 상장이 발생했다. 지난 7일에는 단일 청구로 약 155만주가 한꺼번에 전환 신청되기도 했다. 미전환 잔액은 108억원으로, 전환 가능 주식수 기준 약 50만 주 규모다.
이 과정에서 주가 부담을 완화하고 지배력 변동을 최소화하고자 모회사 차원에서 콜옵션을 활용하기도 했다. 제4회차 CB에는 심텍홀딩스가 인수인으로부터 발행가액의 최대 33% 범위 내에서 사채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으며, 심텍홀딩스는 지난 8월 약 330억원어치의 CB를 취득했다.
오는 12일 전환가액이 3만원대로 상향되면 사채권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신주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시세 차익을 고려하면 리픽싱 이전에 전환권을 마저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심텍의 오버행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심텍은 (CB 등)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메자닌 부담은 심텍홀딩스의 재무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CB·BW에 내재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불어나면서 압박을 받은 것이다. 9일 심텍홀딩스는 '반기 검토(감사)의견 부적정 등 사실확인'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연결 자본총계가 약 58억원에 그친 반면 자본금은 257억원 수준을 유지해 자본잠식률이 77.2%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405억원, 순손실 642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오버행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되는 흐름이지만, 심텍의 본업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심텍의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678억원으으로, 전년 동기(-1686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7억원에서 478억원으로 392.78% 확대됐다. 매출채권 회수도 지연되면서 매출채권이 4338억원으로 1년 전(2157억원)보다 101.11% 증가했다. 최근에는 시장 일각에서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불안정한 기류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실적 반등의 터닝포인트로 엔비디아의 AI 서버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용 반도체 기판 사업이 거론되지만, 당장의 매출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심텍은 최근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소캠용 기판 퀄리피케이션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현재는 양산 준비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앞선 관계자는 "소캠용 기판은 공정이 복잡하고 원재료 투입 비중이 높아 비용 부담이 따른다"며 "업계에서는 심텍의 내년 소캠 관련 매출을 최대 100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회사 내부에서는 이것의 절반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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