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증권가와 법조계가 유죄 가능성을 점쳤던 기존 전망을 깨고 법원이 무죄를 판단하면서 3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전환점을 맞게 됐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센터장과 주식회사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카카오의 주식 매매가 인위적인 시세 고정 행위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12만원)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승인했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선고 직후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살펴 이 같은 결론을 내려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이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시세조종 의혹의 그늘을 조금이나마 걷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입장문을 통해 "그간 카카오는 시세조종을 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아왔지만, 이번 1심 무죄 선고로 그 오해가 부당했음이 확인됐다"며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해 카카오 임직원 누구도 위법 행위를 논의하거나 도모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2년 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그룹이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급격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점은 뼈아프지만 이를 만회하고 주어진 사회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카오는 이번 무죄 판결로 카카오는 장기간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경영·브랜드 회복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의 주가는 21일 종가기준 6만2200원으로 전일 대비 5.78%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지분 27.16%)로서의 자격 논란이 사라지며 금융 계열사 경영에도 숨통이 트였다.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최근 5년 내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 10% 초과 보유가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카카오에 심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사법 리스크 해소로 투자심리 회복과 경영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계열사를 두 자릿수까지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내부 쇄신'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플랫폼 안정화와 AI 중심 신성장, 지배구조 효율화 등 본업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제는 여전하다. 콘텐츠·게임 부문 실적 부진과 카카오톡 개편을 둘러싼 이용자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AI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과 카카오톡 쇄신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올해 들어 카카오는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부에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았다. 금융·결제·플랫폼을 잇는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제도화 지연과 시장 불확실성이 변수다.
결국 카카오가 법정 리스크는 털어냈지만 기업 신뢰 회복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무죄 이후'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사법 리스크라는 가장 큰 족쇄는 풀렸지만 시장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건 '면죄부'가 아니라 실적과 신뢰 회복"이라며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불만 해소는 물론 AI·핀테크 등 신사업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면 무죄 효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사활을 걸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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