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석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8월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약 297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사고 수습과 정보보호 강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 대표와 김 회장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석에 나란히 섰다. 국감 현장은 이례적으로 붐볐다. 김 회장 등 MBK파트너스 관련 주요 임원들이 국감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의원들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증인석 앞에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의원들은 롯데카드 등 MBK파트너스의 계열사 경영 전반에 불신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투자 약속과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이 잘 이행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MBK파트너스가 조좌진 대표의 사과 3일 뒤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예산 축소는 오해라고 해명한 점을 보면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허언에 가까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대표는 "정보보호 집행 예산은 연말까지 이사회에 공식 보고하겠다"고 답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해킹사고 이후에도 정보보호 예산은 유지되는 반면, 마케팅 예산은 꾸준히 늘어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예산은 올해 8월과 9월 10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마케팅 예산은 7월 121억원, 8월 123억원, 9월 141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조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제휴처와 예정돼있던 마케팅 예산을 집행했다"며 "지난달과 이달 정보보호에 180억원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MBK파트너스 계열사 간의 연계 가능성도 지적의 대상에 올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홈플러스는 2022년과 2023년에도 롯데카드를 이용해 기업금융 카드약정을 체결해 신용공여를 확대했다"며 "결국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793억원의 채권을 손실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롯데카드와 홈플러스가 체결한 약정 규모가 668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며 "당시 현대카드나 신한카드는 모두 자산유동화전단채로 발행한 반면 롯데카드는 약정 형태라 외부에서 볼 때는 재무구조가 좋아보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부분은 함께 증인석에 오른 김 회장의 태도다. 김 회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대부분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홈플러스 채권 우선변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제가 관여하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박상혁 의원은 "김병주 증인은 롯데카드나 홈플러스의 의사결정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고, 펀드만 관리한다고 했는데, MBK파트너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나 사재출연이 억울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민국 의원 역시 "김병주 회장은 롯데카드나 홈플러스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모펀드 규제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금융당국 역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의원은 "사모펀드가 책임은 외면한 채 이익만 취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 강력한 제도적 보완책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모펀드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거의 마쳤고, 금감원과 함께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감은 해킹사고 이후 롯데카드와 MBK파트너스의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에서는 증인들이 반복적으로 책임 회피 입장을 보이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며, 사회적 책임과 제도적 보완책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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