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경기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국내 카드사들이 마케팅·개발비를 줄이는 와중에 현대카드는 오히려 '공격 투자'로 맞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반으로 광고선전비와 개발비를 동시에 늘리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는 365억원으로 전년동기(336억원)보다 8.6%(29억 원) 증가했다. 이는 업계 1위 수준으로, 2위 삼성카드(244억원)와의 격차는 121억원에 달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광고선전비에는 언론사 광고 협찬, SNS·TV 캠페인, 지면광고, 콘텐츠 제작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카드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광고·마케팅 비용을 줄여온 것과는 상반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실적 기반이 탄탄한 만큼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 과감히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협업을 통해 'AI 기반 맞춤형 마케팅'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PLCC 제휴사와의 공동 프로모션 및 브랜드 캠페인을 연계해 소비자 접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개발비도 801억원으로 전년대비 4%(31억원)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개발비를 늘린 카드사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6.8%, 40억원) 단 두 곳 뿐이다. 개발비는 통상적으로 모바일·웹 앱 플랫폼 구축,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클라우드 인프라, 신사업 기술 개발 등에 투입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AI와 데이터사이언스 등 테크 R&D는 물론 개발 인프라 확충 등 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통합 앱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왔다. 하나의 앱에서 카드 결제, 멤버십, 구독, 금융상품 관리까지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결제·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투자 행보의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이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697억원으로 전년동기(1563억원) 대비 8.6%(13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증가한 전업 카드사는 현대카드와 BC카드(6.9%, 51억원) 단 두 곳 뿐이다. 경기침체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리볼빙 감소 등으로 업계 전체 순이익이 평균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카드는 사실상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간 셈이다.
다만 카드비용, 판관비 등 영업비용 부담이 높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의 카드비용률은 30.3%로 업계 평균(29.0%)을 상회한다. 모집비용, 마케팅비용, 해외브랜드사지급수수료 등 주요 카드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외형 확대 전략으로 모집비용 및 마케팅비용 등 회원기반의 핵심이되는 비용은 감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카드의 과감한 광고·R&D 투자가 단기 외형 확대를 넘어 장기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업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내 카드사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외형 성장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해외진출·데이터사업 등 신사업을 모색 중이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해 체질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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