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한목소리로 정부에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 공제 제도의 정비를 촉구했다. 세액 공제 이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더 확대하고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할 경우 이를 돈으로 받는 '직접 환급제' 등 실질적인 세액 공제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주장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디스플레이 산업 재도약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준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세액 공제 이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3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등이 담긴 개정안을 통해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40%, 시설 투자의 최대 15%에 달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에 기업이 적자를 기록해 법인세를 내지 않으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이를 최대 10년까지 이월할 수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산업은 장치 산업인 만큼 시설 투자에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10년의 세액 공제 이월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최대 세액 공제 기간이 20년, 독일·영국 등은 사실상 무제한이다.
박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차세대 라인에 투자할 경우 최대 15년 이상이 걸린다"며 "세액 공제 기간이 10년에 불과한 만큼 기업으로선 투자 요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한구 LG디스플레이 그룹장도 세액 공제 이월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이를 기업에 직접 환급하는 '직접 환급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접 환급제는 기업이 영업 적자로 법인세를 내지 못할 경우 공제액만큼을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이 그룹장은 "미국의 경우 직접 환급제를 통해 시설과 R&D 투자의 경우 손익 여부와 상관없이 그해 바로 일정 금액의 투자 비용을 정부가 직접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받고 싶어도 법인세 납부 여부에 걸려 환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환급제와 더불어 세액 공제 혜택을 다른 업계나 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제3자 양도제' 권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업으로서는 기술 개발에 대규모로 투자했는데 이로 인해 적자를 기록할 경우 세액 공제 혜택도 받지 못하는 만큼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고도 했다. 이에 세액 공제 제도 강화를 통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그룹장은 "디스플레이가 장치 산업인 만큼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R&D 투자의 결과는 다음 해에 결실을 맺게 되는 만큼 그해 적자가 발생해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할 경우 기업으로선 딜레마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투자를 집행한 해에 직접 환급받거나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업이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소부장 업체 대표들도 정부 지원의 유연화와 세액 공제 제도 개선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병욱 동진쎄미켐 사장은 세트사나 패널 업체가 공급망의 일정 비율 이상을 국내 소부장 업체로 채택할 경우 해당 비율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면서도 "그럼에도 일본, 미국, 독일 등 해외 기업이 소재·장비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 소부장 업체를 공급망의 일정 비율 이상 채택할 경우 세액 공제도 함께 도입한다면 소부장 업체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성준 HB테크놀러지 대표도 정부의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에 대한 예비 타당성 제도 절차를 일부 축소하는 '패스트트랙' 정책과 기업 중심의 정부 과제 설정을 요구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세액 공제 이월 기간 확대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세제 혜택 발굴과 지원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유재호 산자부 디스플레이가전팀 과장은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 인력 양성,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세액 공제 이월 기간에 대해선 기재부에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기재부와 논의해 새로운 세제 혜택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깨가 많이 무겁다. 국회에서 많이 도와준다면 다양한 지원 정책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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