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국내 대표 대형 조선사인 삼성중공업이 베트남에 신규 조선소를 짓는다. 삼성중공업은 낮은 인건비, 온화한 기후, 성실한 근로성향 등을 고려해 오래전부터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베트남을 주목했고 근래 들어 신규 사업장 설립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선은 기존대로 국내 거제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베트남 조선소는 중소형선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베트남에 중소 조선소 건설을 위해 협의 중이다. 삼성중공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베트남에 중소형선을 건조할 조선소를 짓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기존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기보다 새로 짓는 것이 건조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업 장기불황으로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해 온 삼성중공업이 선종 다변화를 목표로 신규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오랜 시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실패 사례도 있다. 2006년 브라질 수아페 지역에 조선소를 세웠으나 운영 문제 등으로 진출 6년 만에 철수했다. 그후 삼성중공업은 불황에 따른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국내외 사세를 축소했고 현재 남은 조선 분야 해외 생산거점은 중국 영성의 '삼성중공업(영성)유한공사' 뿐이다. 이곳에선 선박 블록이 제작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이 베트남을 새 거점으로 꼽은 이유는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인건비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때 중국은 낮은 인건비와 정부 주도 투자 유치로 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인식됐으나 지금은 인건비 상승, 자국 기업 우선주의 등에 따른 제조업 환경 악화로 철수하는 분위기다.
일찍이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조선사의 선례도 있다. HD현대미포는 1996년 베트남에 수리·개조 조선소로 HD현대베트남조선(HVS)을 세웠고 2000년에는 신조선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지금까지 200여척을 수주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 근로자는 근면 성실해 한국 근로자와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안정적으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성공 사례도 염두하고 베트남 진출을 적극 고려 중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베트남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공들이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베트남과 손잡고 현지 유조선 건조 등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 중이다. 실제 현지 조선소 건설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페트로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발주시장이 점차 치열해지는 점도 중소형선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조선사는 일찍이 저부가가치선에 속하는 벌크선 시장에서 철수한 후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가스선과 컨테이너선, 탱커선 중심으로 수주 영업을 벌였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값싼 선가를 앞세워 빠르게 건조 경험을 쌓았고 그 결과 우리나라와 기술 격차를 크게 좁혔다.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발주마저 중국으로 쏠리면서 한국 조선사로서는 가스선 발주마저 줄면 중장기 일감 확보가 힘들 것이라는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은 9척(전년 동기 63척)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베트남에 조선소를 세우면 가격경쟁력을 높여 그동안 수주하지 않은 중소형 벌크선과 탱커선도 건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재무 상황이 여의치 않아 베트남 진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흑자전환도 성공한 만큼 현지 진출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베트남 신규 조선소 건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면서도 "해외 조선소와의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