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즈베즈다조선의 선박 건조 프로젝트와 관련해 자산 규모를 당초 1조원에서 30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환율변동 위험을 줄이고자 선물환 계약(통화선도거래)을 체결했는데 선주사의 계약 해지로 오히려 대규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삼성중공업은 건조 대금으로 받은 선수금 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양측은 국제중재 등을 통해 선수금의 최종 귀속을 가릴 예정으로 당분간 분쟁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실상 선박 건조가 불가능해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기 어렵고 국제중재 재판에 따라 향후 재무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현재 즈베즈다조선 계약 관련 자산 371억원, 부채 8956억원을 인식하고 있다. 이 자산은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선도 계약에서 파생된 회계상 자산을 의미한다. 부채는 미리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이 계약부채로 잡힌 것이다. 이 부채는 통상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면 매출로 인식된다.
주목할 점은 즈베즈다조선 프로젝트 자산 변화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반기보고서 주석에서 즈베즈다조선 프로젝트 자산을 1조92억원으로 최초 기재한 뒤, 같은 해 3분기 보고서에서 8050억원으로, 2024년 연간 보고서에서 371억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과 2021년 즈베즈다조선으로부터 수주한 22척에 대한 선박 대금을 정상적으로 수금할 것으로 보고 위험회피 목적의 파생상품 평가이익을 '확정계약자산'으로 장부에 반영했다. 통상 조선사는 미래에 받을 외화(달러)의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고자 선물환 계약을 맺고 해당 파생상품의 공정가치를 금융자산으로 장부에 반영한다. 쉽게 말하면 선주로부터 나중에 받을 돈이 있는데 환율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해서 자산에 반영해 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즈베즈다조선이 삼성중공업의 계약 불이행을 주장하며 미인도 물량 17척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즈베즈다조선은 미국 정부의 특별제재대상자(SDN)다. 상황이 이러니 삼성중공업은 주문 받은 선박을 건조해도 대금을 정상적으로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해당 파생상품에 대해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규모 금융자산의 평가손실이 인식됐다. 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7440억원의 선물환 계약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순손실 993억원을 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선수금이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조선으로부터 받은 선수금 8956억원을 그대로 부채로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금은 현금 형태로 유입되며 선박 인도 후에는 매출로 변환된다.
다만 이 부채는 매출로 인식될 수 없다. 선박 인도라는 계약상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선수금은 매출로 전환되지 않고 계약부채로 계속 계상되며 향후 반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선박 건조 계약 이행과 즈베즈다조선과의 금융거래가 막히면서 선수금의 최종 귀속 여부 역시 국제중재 등 법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수금이 삼성중공업에 귀속되는 경우 해당 선수금은 영업외수익으로 손익계산서에 잡힐 수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즈베즈다조선과의 수주 계약 이행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선수금은 매출로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법적 분쟁과 중재 결과에 따라 향후 재무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재 재판을 통해 즈베즈다조선의 계약 해지 위법성을 밝힐 계획"이라며 "중재 법원의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