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현대해상의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이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외형 확장 대신 CSM(보험계약마진) 관리에 집중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신계약 CSM 배수가 주요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기 수익은 줄었지만 중장기 수익 기반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신계약 CSM 배수는 17.4배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2.9배) 대비 4.5배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화재(13.8배), 메리츠화재(12.3배), DB손해보험(16.2배) 등을 웃도는 수치다.
CSM은 보험사가 향후 인식할 수 있는 미래 이익을 뜻하는데 통상 CSM 수치가 클수록 보험사가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한다. 신계약 CSM 배수는 신계약에서 발생하는 이익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계약 마진이 좋다는 의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CSM 관리에 역량을 집중했다. 2023년 신설한 신계약 CSM 태스크포스를 지난해 12월 'CSM전략파트'로 격상하며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 전략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로 외부 변수가 커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GA(법인보험대리점) 중심으로 판매 채널이 재편되며 과열 경쟁이 심화되고 보험사들이 외형 확장에 치중하던 시기, 현대해상은 오히려 출혈 경쟁에 휘말리기보다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내실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외형 확대 경쟁에 나서기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CSM 관리 체계를 강화한 것도 이러한 내실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본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내부 지표인 '관리CSM'을 올해 새로 도입했다. 기존의 CSM이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예상이익의 총합에 초점을 맞췄다면 관리CSM은 여기에 상품·담보별 킥스비율 유지를 위해 필요한 순비용까지 반영한 게 특징이다.
이러한 전략은 영업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현대해상은 사내에서 CSM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교육을 통해 개념을 정착시키는 한편, 설계사들이 무저해지 및 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도록 유도했다.
담보를 구성할 때도 CSM 기여도가 높은 항목을 먼저 선택하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준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해 영업 성과와 직결되도록 함으로써 현장의 실행력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단기 수익은 줄었지만 신계약 CSM 배수가 높아지면서 중장기 수익 기반은 오히려 강화되는 체질 개선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계약 관리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 CSM 배수는 단순히 계약을 얼마나 많이 맺었는지가 아니라 계약에서 확보할 수 있는 미래 이익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배수가 높다는 것은 보험사가 내실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투자자나 감독당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신뢰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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