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비전옥스가 8.6세대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서 ViP 방식(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이외에 파인메탈마스크(FMM) 방식에 추가 투자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장비 납품 기회가 줄어들 전망이다.
비전옥스는 올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의 증착기를 활용한 ViP 방식으로 투자를 한 후 내년에 FMM 방식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정부로부터의 자금 조달 이슈로 인해 FMM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선익시스템 등 비전옥스에 장비 납품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이 장비 납품 전략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ViP용 증착기 공급 업체로 AMAT를 선정했다. 현재 증착기 1대를 발주했으며, 중국 국제입찰정보망 '차이나비딩'에도 고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옥스의 V5에 증설한 8.6세대 IT OLED 라인의 ViP용 증착기는 AMAT으로 확정돼 발주 완료됐다"며 "조만간 차이나비딩 사이트에도 공지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앞서 비전옥스는 OLED 생산 라인인 V5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증착 기술인 ViP 방식으로 월 7.5K(7만5000장) 캐파(CAPA, 생산능력) 규모로 우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 후에는 FMM 방식으로 동일한 생산 규모에 투자할 전망이다. ViP가 신기술인 점을 앞세워 허페이 지방정부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1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ViP 기술은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적색·녹색·청색을 형성하는 유기화합물을 기판 위에 증착한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며, 마스크를 사용해 유기화합물을 증착하는 FMM 방식보다 화소 간 간격을 좁게 만들 수 있어 발광 면적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 통상 증착기 1대로 15K(15만장)의 유리원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전옥스가 8.6세대 IT OLED를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은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방식으로 OLED를 생산할 예정인 만큼 캐파는 그 절반인 7만5000장이 된다.
앞서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인 야스와 AMAT이 수주 경쟁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두 기업 모두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은 오픈메탈마스크(OMM) 방식의 증착기를 제작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AMAT의 경우 수직 증착 방식을 채택해 유기재료를 균일하게 증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수평 증착 방식을 채택한 야스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8.6세대 IT OLED 라인 투자 금액이 소폭 축소되면서 비전옥스가 기술력이 검증된 AMAT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ViP 방식이 AMAT이 개발한 'Max OLED' 공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Max OLED는 비전옥스의 ViP, JDI의 'eLEAP', AMAT의 Max OLED는 모두 FMM을 활용하지 않고 노광 공정으로 OLED 발광층 등을 패터닝하는 기술이다.
이에 비전옥스가 예고한 FMM 방식의 증착기 수주 경쟁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8.6세대 IT OLED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 중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FMM 방식을 택하고 있다. 널리 사용되는 생산 방식인 만큼 안정된 수율이 장점이지만, 사용하는 증착기는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도키 증착기, BOE는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활용한다.
비전옥스가 ViP 방식에 투자한 후 6개월 뒤 FMM 방식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내년이 돼야 장비 납품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의 V5 라인 기공식에도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내년 즈음에 FMM 방식 장비 발주가 시작될 텐데, 많은 기업들이 발주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전옥스가 FMM 방식으로 추가 투자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V5 라인의 투자 금액이 전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FMM 방식에 투자할 경우 허페이 정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V5 라인의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FMM 방식으로 투자할 경우 허페이 지방정부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전옥스는 다른 중국 업체보다 패널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현재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정부 자금이 들어와야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ViP 방식의 경우 아직 대량 양산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FMM 방식보다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투자 방침이 신기술 투자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FMM 방식이 힘을 잃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V3 라인에서 ViP 시험 양산을 하고 있는데, 스마트워치 패널의 경우 수율이 70%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IT 패널의 경우 수율이 더 내려가겠지만, 10% 이하 정도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FMM 방식으로 OLED를 생산하는 라인은 이미 충분하다. 중국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신기술을 선점하자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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