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삼성증권이 수년간 발목을 잡아온 '대주주 적격성' 이슈에서 벗어나면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체제를 완성하는 핵심 사업으로, 연내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일 대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죄를 확정받으면서 그간 인가 신청을 막아온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소됐다. 삼성증권은 이미 이달 1일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인력 구성을 논의하는 등 연내 사업 개시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만기의 단기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대출, 채권, 부동산 금융 등 고위험·고수익(모험자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을 통해 실물경제로의 자금 순환을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으나, 이듬해 '유령주식 배당사고' 여파로 신청을 철회했다. 이후 이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을 받으며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부각됐고, 그간 사업 진출은 지연돼 왔다. 이번 대법원 무죄 판결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을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은 타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을 강점으로, 발행어음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 따라 건전성 규제를 받지만, 은행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연결 재무제표에 함께 잡히기 때문에 지주사의 건전성 지표를 고려해야 한다.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9306억원으로, 이론상 13조86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운용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IB 중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곳은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이 중 가장 큰 규모를 운영 중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2분기 말 기준 18조원 수준의 발행어음을 운용하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180%에 달한다. KB증권도 10조5000억원 수준의 발행어음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8조원, 7조8600억원의 발행 잔핵을 가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후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진출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IMA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하지 못해, 자본 확충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미 8조원을 넘겨 IMA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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