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흘렀다. 2022년 3월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넥슨은 완벽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섰다. 김정주 창업주의 부인인 유정현 NXC의장과 두 자녀 등 상속인들은 지분은 보유하되 실무 경영에는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이지만 공식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창업주 별세 3주년을 맞아 변화를 지속해 온 넥슨의 구조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넥슨은 작은 원룸에서부터 시작됐다. 故김정주 넥슨 전 창업주는 1994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한 프로그래머로 친구와 함께 서울 논현동 원룸에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김정주 전 대표와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당시로선 생소했던 '온라인 그래픽 게임'에 도전했고, 그 결과물이 1996년 출시된 MMORPG인 '바람의 나라'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정액제 인터넷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 한국 게임사의 시작이었다.
이후 넥슨은 1999년 '퀴즈퀴즈'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을 연이어 흥행시킨 '국민 게임회사'로 도약했고 김정주는 단순 개발자가 아닌 산업 설계자이자 투자자로서 게임산업 전반을 이끌었다.
2005년에는 넥슨이 물적분할하며 넥슨홀딩스와 넥슨으로 나눠졌다. 넥슨홀딩스가 넥슨을 100% 지배하는 구조가 갖춰졌다. 추후 넥슨홀딩스는 NXC로, 넥슨은 넥슨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다. 현재 지배구조는 NXC→넥슨(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연결된다.
2011년에는 국내 대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를 택해 상장하며 글로벌 IT 자본 흐름과 직접 연결됐다. 당시 한국 게임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던 시절 일본 상장은 김정주의 전략적 선택이자 넥슨 구조의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몸집을 불린 넥슨은 2022년 3월 김정주 전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타계와 함께 오너 부재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유정현 의장과 두 딸은 실무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전문경영대리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현재는 이정헌 대표가 이끄는 넥슨재팬과 강대현, 김정욱 공동대표 체제의 넥슨코리아, 이재교 대표가 이끄는 NXC로 구성돼 큰 흔들림 없이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넥슨은 말 그대로 '대리인 체제'다. 창업자가 사라지고 상속인도 부재한 가운데 오너십 기반 거버넌스는 완벽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다만 최근 3년간 넥슨은 실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주사인 NXC는 지난해 매출 4조9861억원, 영업이익 1조16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김정주 창업주 타계 전인 2021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4.2%, 5.5% 증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일본에 있는 넥슨재팬은 연결 기준으로 2024년 매출은 4462억엔(4조1580억원), 영업이익은 1241억엔(1조1169억원)으로 각각 2021년 대비 62.5%, 3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48억엔(1조332억원)에서 1348억엔(1조2132억원)으로 17.4% 늘었다. 2021년 이후 3년 간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꾸준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과를 거두며 지주사 NXC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넥슨은 실적 성장과 함께 고배당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한국에서 창출한 이익을 매년 수천억원 규모로 일본 본사로 배당하고 일본 세제상 과세소득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유지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넥슨코리아는 모회사인 넥슨재팬에 ▲2021년 8640억원 ▲2022년 7680억원 ▲2023년 9280억원 ▲2024년 9536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결국 한국에서 창출된 이익은 배당을 통해 일본으로 이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한국의 넥슨 주식은 모회사인 넥슨재팬만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어 한국 자본시장과는 실질적인 연결 고리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구조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 일본에서 세금을 줄이며, 한국 자본시장과는 단절된 형태의 구조를 갖추게 됐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온 지난 3년, 넥슨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적은 개선됐고 핵심 IP는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창업주 없는 3년'을 넘긴 지금, 넥슨이 과연 이 체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지분과 관련한 외부 변수에 대한 대비 및 오너십 부재에 따른 전략 리스크, 그리고 일본 상장이라는 구조적 한계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넥슨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은 창업주 없이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해온 드문 사례다. 하지만 대외 전략 수립이나 위기 대응 측면에서는 결국 '최종 책임자가 누구냐'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실적을 잘 끌고 온 건 사실이지만, 경영권 방어는 결국 오너의 의지나 구심력이 있어야 가능한 영역이다. 외국 자본이 진입할 경우 넥슨 내부의 통제력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