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K-조선 종가로 통하는 HJ중공업이 상선과 특수선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친환경 컨테이너선, LNG벙커링선 등 탈탄소 고부가 선박으로 시장공략에 힘주는 동시에 함정 건조에서 창정비, 성능 개량 등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까지 방산 명가다운 면모를 구축하고 있다. 중장기 미국 해군 MRO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올 초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7700TEU급 LNG 이중연료(DF·Dual Fuel)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이 순차적으로 선주에게 인도됐다. 인도된 선박은 길이 272미터, 운항속도 22노트로 최첨단 사양과 친환경 설계가 반영됐다. LNG 운반선의 화물창과 동일한 기술인 멤브레인형 연료탱크를 적용해 LNG DF 선박을 설계하고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전 세계적으로 소수로 알려져 있다. HJ중공업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조선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HJ중공업은 2021년 이후 5500TEU급 메탄올 레디 컨테이너선 6척, 7700TEU급 LNG DF 컨테이너선 2척, 9000TEU급 메탄올 DF 컨테이너선 2척, 79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18척의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연이어 수주하며 컨테이너선 건조 명가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또 메탄올 레디와 메탄올 추진선, LNG DF, 탄소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선박,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기술과 중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J중공업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조선 맏형 격인 HJ중공업은 사업 초기 특수선에서 역량을 쌓아왔다. 1937년 국내 최초 현대식 철강 조선사로 설립됐고 50여년 동안 해군 함정의 산파 구실을 했다. 1974년 국내 최초 해양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래 설계와 건조, MRO 사업에 이르기까지 함정의 생애주기에 걸쳐 1200여척이 넘는 다양한 최신예 함정과 경비함, 군수지원 체계 사업을 수행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 함정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모두 건조한 조선사로 유명하다. 이들 대형수송함에 탑재되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의 핵심 전력인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SF-II)을 건조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조선사이기도 하다. 해군이 발주한 고속상륙정 8척을 모두 수주·건조했을 뿐 아니라 이들 함정의 MRO 사업까지 매끄럽게 수행하면서 인도한 지 20년 가까이 된 고속상륙정 1~2번함이 지금까지 제 성능을 발휘할 만큼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산실로 불릴 만큼 고속정 건조 역량은 탁월하다. 1972년 국내 최초 고속정인 '학생호'를 건조했다. 해군의 주력 고속정인 참수리 고속정 100여척을 건조했으며 차세대 고속함인 유도탄고속함 8척과 신형 고속정 28척의 건조를 도맡아 고속함정 분야에서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군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 독도함과 고속상륙정 창정비 사업에 이르기까지 함정 건조에서 MRO 사업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함정방위산업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중공업은 해양방산 선도기업으로 쌓은 입지를 바탕으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가 예상되는 미해군 MRO 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해군 함정정비협약(MRSA) 체결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MRSA 체결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고 시장에 안착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국내 대표 해양방위산업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상선과 특수선의 고른 성장은 수주잔고에도 나타나고 있다. HJ중공업의 조선부문 수주총액과 수주잔고는 2024년 말 기준 각각 3조6111억원, 2조651억원이다. 2020년, 2021년 말 1조원을 밑돌았던 수주잔고는 2022년, 2023년 말 1조원 중반대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상선과 특수선 수주잔고 비중은 각각 약 58%, 3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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