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LXP프라이빗에쿼티(PE)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HJ중공업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HJ중공업이 발행하는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HJ중공업은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P와 유암코는 HJ중공업 투자를 위해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한 달여 전부터 유한책임투자자(LP) 모집에 나선 상황으로 LP 동행 현장 실사도 다수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투자규모는 2000억원을 목표하고 있으며 유암코가 500억원 가량 출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투자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다. HJ중공업이 LXP, 유암코가 투자를 위해 설립한 SPC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다. HJ중공업 최대주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도 SPC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지난 2021년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HJ중공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다. 컨소시엄은 2021년 9월 3257억원을 투자해 HJ중공업 지분 66.85%를 인수했다. 당시 동부건설과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가 각각 850억원을 출자했다. 여기에 NH PE와 오퍼스 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각각 500억원씩 투자했으며 나머지는 차입을 일으켰다.
올해 들어 FI들이 엑시트에 나서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은 소폭 낮아진 상태다. 작년 말부터 조선업 호황으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의 HJ중공업 지분율은 62.43%까지 줄어들었다.
HJ중공업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HJ중공업의 부채비율은 530% 가량이다. 지난 2023년 말 부채비율이 750%에 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재무구조 개선은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목적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RG는 조선사가 정해진 기한에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금융기관이 발주사인 선사에 선수금을 대납하는 지급보증제도다. RG 발급이 거부되면 수주 계약이 중단되기도 한다. RG 발급은 통상 재무안전성과 신용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XP와 유암코가 HJ중공업에 2000억원 가량 투자하기 위해 1~2달 전부터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며 "HJ중공업이 이들이 투자를 위해 설립한 SPC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HJ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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