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한 HK이노엔이 비만 치료제를 차기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키운다. 이 회사는 그간 축적된 연구개발(R&D) 경험과 신속한 임상 전략, 외부기술 도입을 바탕으로 대형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HK이노엔은 이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N-B00009'에 대한 국내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IN-B00009는 지난해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로부터 도입한 약물로 HK이노엔은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비만과 당뇨병 치료를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초기부터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 아닌 임상 중인 물질을 도입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빠른 시장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3상 임상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피험자에게 IN-B00009 또는 위약을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며 임상 종료 목표 시점은 2028년 3월이다. 일반적인 개발 및 허가 일정을 고려하면 2030년 내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IN-B00009는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처럼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치료제다. 원개발사인 사이윈드가 호주에서 진행한 2상 임상에서는 경쟁 약물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에크노글루타이드 2.4mg을 주 1회 투여받은 참가자는 26주차에 체중이 평균 14.7% 감소해 동일 용량의 위고비(약 12%)와 티르제파티드(약 14%) 대비 유사하거나 더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기존 GLP-1 치료제인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약 8.8%)보다도 뚜렷한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또 해당 물질은 기존 GLP-1 계열 후보물질과 달리 지방산 변형으로 약물의 지속성을 높이고 천연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부작용 위험을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IN-B00009는 당뇨병과 비만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향후 경구제나 복합제 형태의 파이프라인 확대 등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는 IN-B00009가 안정적으로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HK이노엔이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상업화에 성공하면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90억3700만달러(약 26조5813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14.4% 성장해 2028년에는 약 373억6710만달러(약 52조14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흐름과 마찬가지로 국내 비만 인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한 '비만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비만병 유병률은 38.4%로 남성·여성 구분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GLP-1 계열 약물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제약사 간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HK이노엔이 비교적 초기 단계부터 차별화된 데이터와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갖춘 만큼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기업 중 가장 유력한 선도주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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