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HK이노엔이 면역질환과 항암, 소화기계 등 주요 질환군을 아우르는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비만 치료제에 더해 각 적응증별 차별화된 기전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반려견 대상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IN-115314'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이번 임상에는 국내 10여 개 동물병원이 참여하며 IN-115314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포퀠정(오클라시티닙)'을 각각 경구 투여해 소양증과 피부 병변 개선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할 예정이다.
IN-115314는 JAK-1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로 알려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기존 JAK 억제제들이 JAK-2까지 함께 차단해 부작용 우려가 있었던 것과 달리 높은 선택성과 강력한 JAK-1 저해능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국소 염증 조절과 낮은 전신 부작용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HK이노엔은 해당 물질을 사람용(연고제)과 반려동물용(경구제)으로 동시 개발 중이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2상도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제시장은 올해 16억4850만달러(약 2조2700억원)에서 연평균 10.3%씩 성장해 2032년에는 32억7630만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 JAK 억제제 계열 제품은 조에티스의 '아포퀠정'이 유일하며 작년 한 해에만 10억18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HK이노엔은 항암제 분야 역시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IN-122517'은 HPK1(hematopoietic progenitor kinase 1) 저해 기전으로 T세포를 활성화시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경구용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발표한 전임상 연구를 통해 이 물질이 항PD-1 항체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을 보였고 병용투여 시 종양 완전관해 및 면역 기억반응 유도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IN-122517은 2026년 IND 신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EGFR L858R 변이를 표적하는 항암제 'IN-207039(SC2073)'도 존재한다. 해당 물질은 HK이노엔과 동아ST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분해 기반 치료제로 변이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정상 단백질은 유지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갖고 있다. 오시머티닙 내성 비소세포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현재 리드물질 도출을 완료하고 2026년까지 비임상 후보물질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암제 외에 HK이노엔은 소화기계 질환 영역으로도 신약 개발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IN-114199'는 담즙산 수용체(IBAT)를 저해하는 기전을 통해 장내 담즙산 농도를 높이고 수분 분비 및 장운동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중국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시장을 겨냥한 만성 변비 치료제로 현재 1상이 진행 중이다. 비임상 단계에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과 낮은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HK이노엔의 파이프라인 다변화는 일각에서 제기된 케이캡 이후 신약 부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각 적응증별 차별화된 기전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며 동물과 사람을 아우르는 아토피 치료제, 정밀 표적 항암제, 고령층 중심의 소화기 질환 치료제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을 정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일 블록버스터 중심에서 벗어나 적응증별 신약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은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이라며 "특히 동물용 치료제와 사람용을 동시에 개발하는 이원화 전략은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고 평가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다년간 축적한 임상 데이터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케이캡의 글로벌 신약 도약을 추진하는 한편 이상지질혈증·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며 "자체 연구 역량과 오픈이노베이션을 병행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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