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한 HD현대마린엔진이 인수 1년이 지났지만 임원 공백 상태가 길어지면서 조직 재정비에 시간이 과하게 길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전면적인 임원 교체 이후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은 단 1명뿐이며, 추가 인사나 조직 정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아래 경영 전략을 조직 슬림화와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HD현대마린엔진의 미등기 임원은 우영제 HD현대마린엔진 상무 1명이다. 우 상무는 지난해 12월 1일 정기승진을 통해 새롭게 임명됐다. 사내이사로는 강영 사장, 여인표 HD현대마린엔진 상무가 있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HD현대마린엔진에는 미등기 임원이 7명 있었지만, HD한국조선해양이 회사를 인수한 뒤 전원이 물러났고, 이후 별다른 인사 변화 없이 현재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인력 교체 이후 조직 재정비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조식 슬림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시각 등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강영 사장 주도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으로 보고 있다. 인수 당시 HD현대마린엔진의 선박용 엔진 공장 가동률은 38%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HD현대중공업(146.9%), 한화엔진은(89.2%)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HD현대마린엔진은 우선 생산 시설 효율화에 주력하며 가동률 정상화를 위한 전략을 우선시했다. 실제로 올해 3월말 기준 공장 가동률을 86.1%까지 끌어올, 지난해 2분기 대비 48.1%포인트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영업네트워크가 닿지 않던 중국 대형조선소의 물량을 수주하는 등 수주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커버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직 체계의 재정비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 안전성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공장 내 테스트 베드를 추가할 여력이 있으며, 공장 부지 내에도 추가 시설을 건설할 공간이 남아 있어 향후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수치상의 회복이 이루어진 지금이야말로 조직 내 중간 관리자층 확충과 리더십 구축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HD현대 그룹 편입 이후 인재 풀의 확충이 이제 막 이뤄지기 시작됐다는 점이 미등기 임원 추가 선임이 미뤄지고 있는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여인표 상무는 많은 업무에도 현재 HD현대크랭크샤프트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으며, 이는 엔진의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 관리에 그룹 차원의 중요성을 반영한 인사로 보인다.
HD현대마린엔진과 HD현대크랭크샤프트는 해당 부품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여 상무가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중요성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향후 조직 안정화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임원 승진 및 추가 선임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생산성 회복과 수주 확대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기술과 영업 역량을 두루 갖춘 인력을 전략적으로 보강해 조직 내 빈자리를 채우는 방향으로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마린엔진 관계자는 "조직 운영 및 업무 수행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조직 구조를 최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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