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정책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도 적극 동참했다.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현대차증권·DB증권 등 중소형증권사도 참여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딜사이트는 공시 등을 통해 발표된 증권사별 밸류업 정책을 살펴보고 이행 여부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오르고 있다. 호실적 전망도 영향을 끼쳤지만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증권업계 최대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26일 1만36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증시 개장 날짜인 1월 2일 종가와 비교해 5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5%)은 물론 주요 증권주 10곳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 상승률(36.6%)을 웃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5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1% 증가했다. 이런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래에셋증권이 밸류업 정책을 충실하게 펼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밸류업 공시'로 불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이 계획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으로 ▲본사 및 해외법인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확대 ▲발행주식 수 감축을 통한 BPS(주당순자산) 개선을 들었다.
구체적 목표 수치로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주주환원성향(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35% 이상을 제시했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발행주식 1억주 이상 소각을 이루겠다고 명시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도 좋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연결기준 ROE 11.7%를 찍은 뒤 2022년 6.3%, 2023년 3%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발표된 2024년에는 7.7%로 반등했다. 그해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와 트레이딩, 해외사업 등의 수익이 고르게 성장한 영향을 받았다.
나아가 올해 1분기에는 연환산 연결기준 ROE가 8.5%로 높아졌다. 2026년까지 이루겠다고 제시한 목표 ROE 10%에 더욱 가까워졌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부동산 리스크가 지난해 대비 줄어든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ROE가 지난해보다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주주환원성향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목표치 달성에 힘쓰고 있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식의 1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여기에 더해 기업이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더욱 커진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체 1000만주 규모의 자사주(보통주)를 사들인 직후 같은 규모의 보통주를 곧바로 소각했다. 올해 2월에도 보유 중인 보통주 1500만주와 2우선주 250만주를 각각 소각했다.
이렇게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이후 두 차례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보통주만 따져도 전체 2500만주에 이른다.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자사주 소각을 여러 차례 진행한 NH투자증권 및(전체 451만주) 및 키움증권(전체 175만주)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월 이사회에서 지난해 현금배당금을 1467억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소각한 보통주 전체 2500만주의 가치 2203억원을 합치면 3670억원이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지난헤 연결기준 순이익 8937억원의 4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미래에셋증권은 2024사업연도(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 기준 주주환원성향 41%를 기록했다. 올해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비슷한 수준의 주주환원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전인 지난해 2월에 이미 매년 보통주 15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발행주식 1억주를 소각한다는 목표를 이루려면, 연평균 1500만주가량을 소각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정책 기반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하반기에 이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주식 100만주를 6월 초부터 7월 말까지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매입절차가 끝나면 미래에셋증권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가 수준이 8월 이후에도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에 최소 1900억원 이상을 쓰게 된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소각한 보통주 2500만주의 가치가 2203억원임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높다.
우도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 예상치는 9340억원인데, 올해도 지난해처럼 주주환원성향 40%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21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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