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를 계기로 삼성전자 갤럭시폰의 e심(eSIM) 지원 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는 플래그십과 일부 중급 모델에만 적용되지만 저가 라인업까지 e심 채택 기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다만 국내에서는 중저가폰 수요가 크지 않아 실제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삼성전자가 자사 온라인몰 삼성닷컴에서 판매 또는 홍보 중인 갤럭시 스마트폰은 총 67종이다. 이 가운데 e심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는 7~10종으로, 대부분 20만~30만원대인 갤럭시 A·M 시리즈다. 반면 갤럭시A에서도 중급 라인으로 분류되는 A3X, A5X 계열(40만~50만원)과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Z(100만원대) 시리즈는 모두 듀얼심(유심+e심)을 지원하고 있다.
e심은 기존 유심처럼 물리적 형태가 아닌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별도 칩을 삽입하지 않아도 통신사 변경이나 회선 개통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설정만으로 번호 이동이 가능해 편의성이 높다. 유심이 비해 분실이나 도난 우려도 적다. 가격도 유심(7000~8000원)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인 2000원대로 저렴하다. 특히 최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에 더해 교체용 유심 재고 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e심 지원 단말기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이에 삼성전자가 향후 갤럭시 A·M 시리즈 등 저가 모델로도 e심 지원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SK텔레콤 사태를 계기로 유심 슬롯을 제거한 'e심 전용 갤럭시폰'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심 슬롯이 사라지면 제품 두께를 줄이거나 내부 설계에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등 하드웨어 측면의 장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애플은 미국에서 e심만 지원하는 아이폰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유심 판매 수익 감소와 회선 통제력 약화를 우려하는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을 고려할 때 유심 없이 e심만 탑재된 단말이 국내에서 출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도 e심 지원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플래그십 위주의 소비 성향이 뚜렷한 국내 시장 특성상 삼성전자가 통신사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면서까지 저가 모델에 e심 기능을 적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 유심 해킹 사태로 e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확실히 높아진 분위기"라며 "e심 지원 단말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불평도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입장에서도 저가 모델로 e심 지원 확대를 검토해볼 수는 있겠지만 통신사와의 이해관계나 실제 수요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결정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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