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제테마가 유동성 부족 속에서도 미국 계열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만 두 차례 금전대여를 결정해 약 84억원을 지원했다. 5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이 오는 7월 발동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테마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를 부양해 유동성 리스크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제테마는 이달 9일 미국 계열사 '제테마 USA'에 300만달러(42억원)의 금전대여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작년 연결기준 제테마 자기자본의 5.84%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여기간은 2027년 5월9일까지다. 제테마는 앞서 1월에도 미국법인에 같은 금액을 지원했다. 총 대여금액은 약 84억원에 달한다.
금전대여 목적은 보툴리눔 톡신 'JTM201'의 미국 2상 연구 비용 지원이다. 제테마 USA는 제테마의 미국 진출을 위해 설립된 현지 법인으로 현재 JTM201의 미국 임상을 전담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미국법인에 대한 추가 금전대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세계 최대 톡신 시장이다.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약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톡신 시장 중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2029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제테마의 현금 유동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무리한 미국 투자라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이 회사가 현재 보유한 현금은 차입금 규모보다 적은 상태다. 제테마는 작년 말 연결 기준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을 238억원 보유하고 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각각 176억원, 600억원을 기록해 현금 보유액을 크게 상회했다.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억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차입금이 유형자산 담보 대출"이라며 "차환(롤오버)를 행사하면 되기 때문에 당장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지속되는 이자비용이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장단기차입금 이자비용은 36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이자로만 작년 영업이익(41억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회사가 장기차입금을 차환하면 이자비용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다.
560억 규모의 CB 상환 문제도 리스크 요인이다. 이 회사가 발행한 CB 조기상환기간은 오는 7월6일부터 시작된다. 즉 당장 7월부터 조기상환 요구에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CB 조기상환에 대해 "투자자들과 꾸준히 소통을 하고 있다"며 "차환발행 등 방안으로 회사의 대응이 미흡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에 이상적인 방안은 CB를 상환하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CB의 주식 전환을 위해선 주가 부양이 필수적이다. 한때 2만원에 달하던 CB 전환가액은 네 차례 조정을 거쳐 현재 7244원이다. 제테마의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7590원으로 전환가액보다 높지만 52주 최저가가 5950원인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제테마도 주가 부양을 위한 실적 개선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제테마는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올해 20~30억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달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획득한 히알루론산 필러 관련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테마의 실적개선 요인이 몇 가지 있다"며 "실적이 오르면 주가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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